IMF 총재 “한국 성장률 제고 위해 외국인력 늘릴 필요 있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외국에서 더 많은 인력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조언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선 외국인과 여성의 경제활동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는 고물가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감소하는 인구…“외국인·여성 늘려야”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생산성을 증가시키고 성장을 가속화할 방안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경제가 당면한 저성장 국면을 극복할 방안이 있다는 의미다. 앞서 IMF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올해 2.1%를 기록하고, 내년과 2025년엔 2.2%로 소폭 올랐다가 2028년까지 2.1%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저성장이 사실상 굳어졌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헤럴드 핑거 IMF 한국 미션단장은 “한국의 인구 상황이 과거와 달라졌다. 선진국 반열에 오르면서 예전과 동일한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외국인 근로자를 늘리는 식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 역시 “문화적 저항이 있을 수 있지만 외국인을 어떻게 더 데려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디지털사회에 맞는 투자와 녹색경제와 관련한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여성의 적극적인 경제활동 참여도 주문했다. 그는 “오늘 아침 이화여대를 찾아 어린 학생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 경제를 더 역동적으로 만들 기회 중 하나는 모든 남성과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여성의 재정적 독립이라는 정당성뿐 아니라 실제 노동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물가 2%에 근접해갈 것”
핑거 단장은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며 “8~10월엔 에너지가격 등 국제적 요인으로 물가상승률이 조금 올랐는데 점차 2%에 다가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의 기준금리(3.5%) 수준에 대해 적절하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는 “물가 급등 때 모든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했지만, 한국은 시의적절하게 금리 인상 기조를 조기 중단했다”고 평가했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의 정책 공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는 “통화당국이 브레이크(긴축)를 밟는데 재정당국이 액셀러레이터(확장 재정)를 밟으면 상반되는데 한국은 공조를 이루면서 속도감 있는 물가 대응이 이뤄졌다”며 “지난 수년간은 위기 극복을 위해 지출을 확대했는데 지금은 재정을 정상화하는 게 맞다. (한국은) 재정의 필요성 자체도 예전보다 많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조기 금리 인하 땐 물가 고착화”
미국이 긴축을 종료하고 금리 인하를 시사한 상황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가 고물가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물가를 잡을 때는 마지막 노력이 중요하다”며 “어떨 때는 조기에 (물가가 안정됐다는) 승리를 선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 물가가 고정되면서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경제 발전으로 장수 사회에 돌입한 국가가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직면한다고 하면서다. “장수를 책임감 있게 즐겨야 한다”고 강조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연금을 개혁하려면 더 오랜 시간 일해야 하고, 연금 수급 부분도 조정해야 해 쉽지 않은 문제다. 정부의 연금 개혁에 대한 검토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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