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구단 수뇌부 바뀌면 나도 다저스 떠난다"…왜?
"지난 10년의 성적을 '실패'로 여기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
메이저리그(MLB)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수많은 명문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고도 LA 다저스를 최종 선택한 이유를 공개했다.
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다저스 구단 수뇌부는 지난 10년간 한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실패'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이기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느껴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좋은 성과를 냈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19·2020년과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구단 역대 최다승 기록을 연거푸 경신했다. 최근 11시즌 사이 다저스가 내서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놓친 건 2021년이 유일하다. 그런데도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모습에 '우승'을 갈망하는 오타니의 마음이 움직였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마크 월터 회장,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퇴진할 경우 잔여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까지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구단 수뇌부의 방향성에 공감해 다저스에 온 만큼, 향후 구단 운영 방침이 바뀌면 언제든 떠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오타니는 "우리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목표가 무너지면 우리의 계약도 무너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타니는 다저스의 상징인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월터 회장, 프리드먼 사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환영 속에 등번호 17번이 새겨진 다저스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었다. 현장에는 300여명의 취재진과 50대의 방송 카메라가 몰려 오타니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짐작케 했다. 그는 "빅리거로 뛸 기회를 준 (전 소속팀) LA 에절스 구단에 감사하다"며 "오랜 역사를 가진 다저스의 일원이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또 유례 없는 거액의 '지급 유예' 조항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대형 계약에는 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다. 내가 지금 당장 돈을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이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420억원)에 사인해 전 세계 스포츠 단일 계약 역사상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의 6억7400만 달러(2017년·5년),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의 4억5000만 달러(2020년·10년), MLB 간판 외야수 마이크 트라우트의 4억2650만 달러(2019년·12년)를 한꺼번에 추월했다.
다만 계약 총액의 97%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를 계약 기간 이후인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분할 지급받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다저스가 자신의 비싼 '몸값'을 지불하느라 우승에 필요한 대형 선수 영입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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