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건설사 부도, 2시 엠바고” 괴소문… 주가 되레 폭등

김지훈 2023. 12. 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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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가 오늘 오후 부도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는 지라시가 확산하며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지라시에 언급된 '엠바고' 시간이 지나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해당 건설사의 주가가 되레 폭등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중심으로 "오늘 1군 건설사가 부도를 발표한다. 오후 2시 엠바고"라는 내용의 지라시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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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부도발표 지라시에 주가 롤러코스터
[국민일보 DB]


대형 건설사가 오늘 오후 부도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는 지라시가 확산하며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지라시에 언급된 ‘엠바고’ 시간이 지나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해당 건설사의 주가가 되레 폭등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중심으로 “오늘 1군 건설사가 부도를 발표한다. 오후 2시 엠바고”라는 내용의 지라시가 확산했다.

엠바고는 특정 사안과 관련해 언론사들끼리 약속한 보도 일시다. 일반적으로 엠바고 시간까지는 해당 내용이 기사화되지 않는다. 이 지라시를 작성한 인물은 ‘부도 발표는 기정사실이지만 언론사들이 엠바고 때문에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개인 투자자들은 이 메시지에서 언급된 ‘1군 건설사’가 태영건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태영건설은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해 법무팀이 워크아웃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태영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6% 급락한 2890원을 기록했는데, 증권업계에서는 워크아웃 소문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날 개장 시점부터 2900원대 초반을 횡보하던 태영건설 주가는 2시를 기점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1시 53분 2910원에 거래되던 태영건설은 2시 1분 3325원까지 14.3% 폭등했다. 이후 1분 만에 다시 급락하기 시작해 2시 11분에는 다시 2900원대로 내려와 폐장 때까지 하락을 거듭했다.

이 같은 대형주의 주가 급등락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주가조작 수준이 아니냐’는 말마저 나온다. 실제로 워크아웃 소문에 급락 마감한 태영건설 주식을 전날 사들이고 이날 지라시 예고 시간에 맞춰 팔았다면 하루 만에 수십퍼센트의 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태영건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관련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태영건설 부동산 PF 보증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다른 건설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태영건설 측은 “금융권이 안정적으로 보는 PF 등 2조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PF보증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태영건설의 논란 진화 노력에도 이 회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의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 비율은 478.7%인데, 건설업계에서는 통상 부채비율 200%를 기준으로 재무건전성 취약 여부를 판별한다. 이 때문에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나란히 태영건설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강등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허위정보를 돌리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시장 교란 행위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이번 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제보는 없었다. 소문과 주식거래 간의 상관관계를 당장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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