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LA 다저스 공식 입단식 "내년 3월 서울 개막전 출전 가능"
이형석 2023. 12. 15. 13:17
"재활 속도가 예상보다 다소 빠르다."
오타니 쇼헤이(29)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이적 첫 경기를 뛰는 모습을 한국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오타니는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가볍게 스윙 훈련을 하고 있다. 예상보다 재활 속도가 약간 빠른 느낌"이라고 했다.
오타니가 LA 다저스행을 확정 지으면서 내년 3월 전 세계 야구팬의 시선이 서울로 향한다. MLB 사무국이 2024 정규시즌 개막전을 3월 20~21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개막전 맞대결은 일찌감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LA 다저스로 확정됐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김하성이 소속되어 있고, 다저스는 박찬호와 류현진 등이 활약해 국내 팬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인기 있는 팀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날씨 등을 고려하면 키움 히어로즈가 홈으로 사용하는 고척스카이돔이 유력하다. 지난 8월 MLB 실사단이 서울을 방문해 고척스카이돔 시설을 점검하기도 했다.
오타니가 시범경기를 통해 다저스 데뷔전을 치르더라도, 다저스 이적 후 MLB 정규시즌 첫 경기는 서울에서 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관건은 오타니의 몸 상태다. 그는 지난해 9월 중순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투타 겸업' 중인 그이지만 2024시즌은 타자로만 나설 전망이다.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내년 서울 개막전에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와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타니가 순조롭게 재활을 마쳐 타자 복귀가 이뤄진다면 지명타자로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오타니는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서 "지난주에 타격 훈련을 시작했다"라며 "개막전 출전 준비를 위해 페이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긍정 신호를 보냈다. 아울러 "예정대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소화한다면 개막전 출전 준비를 완벽하게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한국 땅을 밟는 건 12년 만이다. 그는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8월 목동구장서 열린 제25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했다. 당시 까까머리를 하고 서울 구경에 나선 모습을 공개되기도 했다. 오타니는 당시 5-6위 결정전 한일전 선발로 나서 7이닝 2피안타 12탈삼진 6사사구 2실점으로 패전 투수(0-3)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최고 시속 155km 강속구를 던져 뜨거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오타니는 지난 9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나는 다저스를 나의 다음 팀으로 택했다"고 공개했다.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9050억원)에 전 세계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오타니는 몸값의 97%에 해당하는 6억8000만 달러를 2034년부터 2043년까지 수령하기로 했다. 다저스의 연봉 상한제, 부유세 지출 등 각종 문제를 고려한 것이다.
오타니는 "대형 계약엔 늘 붙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내가 지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다저스를 택한 이유로 "구단 경영진은 지난 10년을 실패로 여긴다고 하더라. 다저스 관계자들에게 이기고 싶다는 의지를 느꼈고, 이에 계약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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