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식·채권 '산타 랠리'…"피벗에 오히려 毒 된다"
미 국채 금리 5개월만 3%대
다우존스 이틀째 사상 최고치
"시장 낙관 과도" 목소리 커져
"금융 여건 과속 완화시 인하 시점 늦출 것"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미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일명 ‘산타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약 5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주식, 채권 가격 급등 등 금융 여건이 지나치게 완화되면 Fed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복잡해지고, 금리인하 시점이 오히려 늦춰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美 국채 10년물 금리 3%대로…증시도 랠리
14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929%로 전거래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7월 말 이후 처음이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올랐음을 뜻한다. 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4.297% 선으로 8bp 하락했다. 지난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증시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3% 오른 3만7248.35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26% 상승한 4719.5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 올라간 1만4761.56에 마감했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유로스톡스 600 지수는 0.9% 올랐고 영국, 홍콩, 우리나라 증시도 1%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는 15일 10시2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12% 오른 2572.71을 기록해 이틀 연속 상승 중이다. 국제유가와 금값도 모두 뛰었다.
전날 Fed가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하면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를 내놨고, 시장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인 이유로 작용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정책 완화(금리 인하)가 언제부터 적절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됐다"고 밝혔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통화긴축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라이더는 "시장이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파월이 수십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융 완화를 밀어붙일 것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매수 구간 우려도…"시장 낙관론, 또 빗나갈 수도"
주식, 채권 가격이 뛰면서 일각에서는 시장이 또 다시 너무 앞서 가고 있다는 경계감이 번지고 있다. 연초만 해도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인하를 예상했지만 이 같은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고, 이번에도 Fed의 정책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Fed가 내년 3월 금리인하를 시작해 연말 3.9% 가까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ed가 제시한 내년 연말 금리 전망치인 4.6%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앤젤레스 인베스트먼트의 CIO인 마이클 로젠은 "지난 2년동안 시장은 현실보다 앞서나갔고, Fed가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에 대해 지금도 여전히 앞서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브루수엘라즈 RM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내년 6월 전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 랠리가)경제의 근본적인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너무 과하고 너무 이르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 과열이 둔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서 Fed가 빠른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는 7057억달러로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1%)와 달리 강세를 보인 것이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직전월(-0.2%, 수정치 기준) 보다도 개선됐다.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에 힘입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을 나타냈다.
로젠 CIO는 "(내년) 5~6차례의 금리인하는 상당한 경기침체의 징후가 보인다면 타당하겠지만 난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Fed의 언급을 봐도 그들이 그렇게 (5~6차례의 금리인하를) 하겠다는 뜻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침체 없이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할 경우 Fed로서는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WSJ는 "투자자 일부는 이번 랠리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금융 여건이 지나치게 완화되면 Fed가 금리인하 필요성을 없애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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