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생성형 AI 시장 규모 14조위안 넘어서"
일각선 가격경쟁 따른 구조조정 전망도
중국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올해 14조위안(약 2540조86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 제재로 반도체 칩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치열한 가격경쟁이 펼쳐질 것이며, 이로 인해 소수의 승자만이 시장에 남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산업정보기술부 산하 정보·산업개발연구소(CCID)의 보고서를 인용, 올해 중국 생성형 AI 시장 규모가 14조4000억위안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기업의 생성형 AI 채택률은 15%에 육박하며, 특히 제조·소매·통신·의료 등 4대 산업에서 모두 빠른 성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관련 기업은 올해에만 368곳이 설립됐다.
CCID는 또한 생성형 AI 시장이 오는 2035년까지 전 세계에 12조5000억달러(약 1경6167조5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며, 그중 중국은 그중 5조9000억달러 이상으로 전체 시장의 47%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2035년까지 중국 기업의 85%가 생성형 AI를 채택할 것이며, 그 비율이 2055년에는 10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야별 채택률은 2035년 제조 82%, 소매 90%, 통신 65%, 보건의료 53%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스타트업부터 업계 상위 기업들까지 생성형 AI와 관련한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양자 컴퓨팅, AI 등 전략적 신흥산업이 성숙해지면서 지능형 공급망과 물류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고, 옴니채널 운영과 마케팅 등에 생성형 AI 기술이 더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중국은 새로운 산업화 시대와 인공 지능, 실물경제의 통합 시대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면서 "그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마법'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이에 힘입어 중국의 '디지털 전환점'은 예정보다 10년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생성형 AI 시장은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정보기술 대기업이 견인하고, 군소 스타트업이 힘을 싣는 구조다. 바이두는 지난 8월 '중국판 챗GPT'인 '어니봇'을 공개했는데, 시장에 내놓은 지 24시간 만에 240만회 다운로드되며 관심을 받았다. 등록된 질문 수만 3342만건에 달한다.
바이두는 같은 달 미국의 수출금지에 대응해 화웨이가 직접 개발한 910B 어센드 AI 칩 1600개를 주문해 3개월도 안 돼 1000개를 인도받았다. 바이두는 어니봇 등을 포함한 연구·개발(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61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알리바바의 '퉁이 첸원', 센스타임의 '센스챗' 등이 등장했고,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등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질적인 도입 속도도 빠르다. 이미 중국의 법원에서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판결문을 작성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쑤성 쑤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이 최근 장쑤성 고급법원의 승인을 받아 ‘생성형 AI의 판결문 작성 보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미 올해 하반기 쑤저우시 중급법원은 금융 대출과 노동, 주택 임대 계약 분쟁 등 사건 판결문 작성에 생성형 AI를 시범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으로 작성된 판결문의 완성도는 70%에 달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난립한 중국의 생성형 AI 기업 가운데 소수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출시된 모델이 유사하고, 비용도 높은 편이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미·중 갈등에 따른 투자 제한과 반도체 칩 공급 문제도 걸림돌이다. 맥쿼리 그룹의 에스미 파우 중국 디지털 자산 연구 책임자는 "가장 강한 역량을 갖춘 이들만 생존할 것"이라며 추후 업계가 치열한 가격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CCID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AI 산업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3369억3000만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망치가 현실화한다면 지난 2020년(1614억3000만위안) 이후 5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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