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외친 "자신 있게 해!" 한마디, 돌아온 박혜진을 깨워줬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세터 박혜진이 16개월 만에 돌아온 코트 위에서 멋진 게임 운영으로 팀의 선두 도약에 힘을 보탰다. 박혜진 개인은 물론 흥국생명에게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흥국생명은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6-24 22-25 25-18 22-25 18-16)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시즌 13승 2패, 승점 35점을 기록하며 현대건설(11승 4패, 승점 35)과 격차를 없앴다. 다승과 세트 득실률 모두 현대건설에 앞서면서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흥국생명은 지난 9일 GS칼텍스에게 세트 스코어 1-3(20-25 25-16 25-27 19-25)으로 패하면서 9연승을 마감했다. 그 사이 현대건설이 지난 12일 페퍼저축은행을 꺾고 승점 3점을 따내면서 선두 자리를 내줬다.
흥국생명은 설상가상으로 올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 중이던 이원정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14일 IBK기업은행전에 뛸 수 없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원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카드로 박혜진을 내세웠다. 박혜진은 IBK기업은행전 직전 선발 출전한다는 통보를 받은 뒤 차분하게 게임을 준비했다.
박혜진이 공식 경기에 출전한 건 무려 16개월 만이었다. 떨릴 법도 했지만 '배구 여제' 김연경과 매끄러운 호흡을 선보이면서 흥국생명의 공격을 이끌었다.
박혜진은 체력 저하 탓인지 4세트부터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고 5세트는 코트가 아닌 웜업존에서 지켜봤다. 흥국생명의 승리로 혈투가 막을 내리면서 웃으며 복귀전을 마쳤다.
박혜진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며칠 전부터 훈련량이 늘었다. 오늘 선발로 뛰게된다는 얘기를 감독님께서 전날까지는 하지 않으셨다"며 "스타팅으로 뛴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냥 자신 있게 뛰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힘든 게임이었지만 팀이 이기는 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며 "5세트를 코트 밖에서 볼 때는 그냥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웃었다.
박혜진은 선명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성장세도 가팔랐다. 입단 2년차였던 2021-2022 시즌 29경기에 나서며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2022년에는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V리그 여자부 라이징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2-2023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연골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올랐다. 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지난 3월부터 소속팀에 복귀해 재활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선수 커리어 처음으로 수술 후 운동을 하지 못하는 시간은 박혜진을 힘들게 만들었다. 동료와 가족들의 위로 속에 마음을 굳게 먹었고 성공적으로 코트에 돌아올 수 있었다.
박혜진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을 때 정말 많이 울었다. 먼저 수술과 재활을 경험했던 언니들이 괜찮다고 위로해줬고 가족들의 격려 속에 힘을 냈다"며 "쉬는 동안 팀의 경기를 TV로 하나도 빠짐없이 다 챙겨봤다. 내가 저 자리에 없는 게 아쉽다는 생각도 했는데 빨리 회복해서 복귀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복귀전에서는 김연경이 긴장했을 박혜진을 다잡아줬다. 김연경은 경기 중 수시로 박혜진과 대화하면서 후배가 침착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박혜진은 "(김) 연경 언니가 기술적인 면을 비롯해서 내가 자신이 없을 때 자신 있게 하라고 격려해 주셨다"며 "코트에서 함께 뛴 다른 선배들과 웜업존에 있던 동료 선수들,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고 웃었다.
김연경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디테일하게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길지 않아서 걱정도 했지만 잘 맞는 부분도 있었다. 앞으로 하나씩 잘 맞춰가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본단자 감독 역시 박혜진의 성공적인 복귀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승점 2점을 확보해 선두로 올라선 것 못지않게 박혜진 카드를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게 커다란 수확이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박혜진이 확실히 잠재력이 있는 선수다. 14개월 동안 코트에서 뛰지 못했는데 복귀전을 잘 치렀다"며 "물론 리스크도 있었지만 박혜진이 잘 해냈다. 우리 팀은 물론 박혜진 개인에게도 이 결과가 값지다"고 치켜세웠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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