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총이다, 탕" 아동·청소년 1262명 숨진 나라

미국, 지난 19년간 총기사고

지난 19년간 단순 부주의한 총기 사고로 사망한 아동이 10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질병·사망률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1년까지 19년 동안 미국에서 고의성이 없는, 단순 부주의한 총기 사고로 사망한 0∼17세 어린이·청소년(이하 어린이)이 총 126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연령대로 나누면 11∼15세가 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0∼5세(29%), 16∼17세(24%), 6∼10세(14%) 순이었다. 이중 약 3분의 2(66.6%)인 746명은 총기를 가지고 놀거나 총기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다가 사망했다.

의도치 않게 방아쇠를 당긴 경우가 238명(21.3%)이었고, 총알이 장전되지 않았다고 착각한 경우가 230명(20.5%)이었다. 총기를 장난감 총으로 오인해 사망한 어린이도 119명(10.6%)에 달했다.

특히 가장 어린 0∼5세 영유아 희생자의 28.0%(87명)가 총기를 장난감으로 착각해 사고를 당했다.

성별로 남성 아동이 8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른 사람이 쏜 총에 맞은 희생자가 52.9%(667명)였고, 자기 자신을 향해 쏜 사고는 37.8%(477명)였다.

또 총기 사고 대부분(85%)이 주택에서 발생했다. 56%는 자기 집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사고 당시 총기의 상태를 보면 총기가 장전된 상태(74%)이거나 잠금 해제된 상태(76%)로 보관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사고 총기는 침대 옆 탁자나 기타 수면 공간(30%)에 놓여있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보관이 얼마나 허술했는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CDC 보고서 집필진은 "부주의한 어린이 총기 사망은 예방할 수 있는 사고"라며 "정책 입안자와 의료 전문가 등이 부모, 보호자, 총기 소유자와 협력해 안전한 총기 보관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총기 소지 쉬워져서"…총기 난사 올해 최다

올해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도 끊이질 않았다. 지난 4일 기준 2023년 미국 총기 난사 사건은 38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는 197명에 달했고, 총에 맞았으나 목숨을 건진 사람은 91명이다.

올해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가운데 쇼핑몰이나 파티장 등 공공장소에서 발생한 사건은 10건에 그쳤고, 나머지 대다수는 개인 주택이나 보호소 등에서 발생했다.

폭력 감소 연구 및 실천 센터의 창립 이사인 미국 메릴랜드대의 토머스 앱트 교수는 “총기 난사 사건의 증가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지만 총기를 손에 넣는 것이 갈수록 쉬워지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