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 밀수 의혹' 北스위스 대사, 조사 앞두고 스위스 떠나
코끼리 상아 밀수 의혹을 받는 한대성 주스위스 북한대표부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스위스를 떠났다고 교도통신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대사는 이날 제네바 국제공항에서 중국 대표부 관계자들로 보이는 인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했다. 한 대사는 며칠간 중국에 머물다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대사는 앞서 상아 밀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의 수사당국은 북한인이 개입된 코끼리 상아·코뿔소 뿔 밀매 조직에 대해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밀수품의 최종 구매자는 ‘이강대’라는 북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인물이 북한 보위부 소속이며, 배후에 한 대사가 있다고 수사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보츠나와 언론은 지난 9월 한 대사 등 2명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최소 상아 19개, 코뿔소 뿔 18개를 보츠와나에서 남아공과 짐바브웨를 거쳐 모잠비크로 밀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한 대사가 1992년 짐바브웨에서 근무할 때 코뿔소 뿔을 밀거래한 혐의로 추방된 적 있기 때문에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북한은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로 중국에서 한약재로 고가에 거래되는 상아와 코뿔소 뿔 밀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 의혹이 불거진 뒤 한 대사는 부부 동반으로 여러 차례 만찬에 참석하며 이임 인사를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사가 후임자 지명 없이 떠나는 것을 두고 외교 관계자들은 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귀국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앞서 스위스 당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한 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 대사는 2017년 부임해 6년간 주스위스대사 겸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를 겸직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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