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 밀수 의혹' 北스위스 대사, 조사 앞두고 스위스 떠나

최서인 2023. 12. 15. 09: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6일(현지시간) 오후 스위스 소재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한국에 대한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 절차에 참석한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끼리 상아 밀수 의혹을 받는 한대성 주스위스 북한대표부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스위스를 떠났다고 교도통신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대사는 이날 제네바 국제공항에서 중국 대표부 관계자들로 보이는 인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했다. 한 대사는 며칠간 중국에 머물다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대사는 앞서 상아 밀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의 수사당국은 북한인이 개입된 코끼리 상아·코뿔소 뿔 밀매 조직에 대해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밀수품의 최종 구매자는 ‘이강대’라는 북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인물이 북한 보위부 소속이며, 배후에 한 대사가 있다고 수사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보츠나와 언론은 지난 9월 한 대사 등 2명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최소 상아 19개, 코뿔소 뿔 18개를 보츠와나에서 남아공과 짐바브웨를 거쳐 모잠비크로 밀수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한 대사가 1992년 짐바브웨에서 근무할 때 코뿔소 뿔을 밀거래한 혐의로 추방된 적 있기 때문에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북한은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로 중국에서 한약재로 고가에 거래되는 상아와 코뿔소 뿔 밀수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 의혹이 불거진 뒤 한 대사는 부부 동반으로 여러 차례 만찬에 참석하며 이임 인사를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사가 후임자 지명 없이 떠나는 것을 두고 외교 관계자들은 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귀국을 서두른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았다.

앞서 스위스 당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한 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 대사는 2017년 부임해 6년간 주스위스대사 겸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를 겸직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