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라이벌' 야마모토도 다저스로? 2024년 한일 빅리거 빅매치 성사될까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7억 달러의 사나이'를 탄생시킨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일본이 자랑하는 특급 우완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까지 노린다.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워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4일(한국시간) 오타니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티다움에서 진행된 LA 다저스 구단과 야마모토의 면담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날 야마모토와 다저스 구단의 면담에는 오타니뿐 아니라 다저스가 자랑하는 슈퍼스타 무키 베츠를 비롯해 프레디 프리먼, 월 스미스 등 주축 선수들도 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LA 다저스와 계약한 사실을 직접 발표했다. 2018년부터 몸담았던 LA 에인절스를 떠나 2024 시즌부터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다저스는 오타니를 품기 위해 화끈한 투자를 단행했다.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9240억원)를 베팅해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AP통신'과 '디 애슬레틱'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오타니는 계약기간 동안 받게 되는 연봉 7000만 달러(약 924억 원) 가운데 6800만 달러(약 882억원)의 지급 유예에 동의했다. 유예된 금액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지급된다.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기간 동안 계약 연봉의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 뒤에 수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타니가 먼저 이 '디퍼' 조항을 LA 다저스 구단에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타니의 에이전시를 맡고 있는 'CAA'는 "오타니는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계약을 하면서 LA 다저스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구단을) 배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6시즌을 뛰며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손에 꼽히는 강력한 전력을 구축한 다저스에서는 연봉 대부분을 한참 뒤에 받더라도 월드시리즈(WS) 우승을 꼭 이루고 싶다는 열망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타니는 다저스의 전력 강화를 위해 팀이 야마모토를 영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98년생인 야마모토는 젊은 나이와 구위, 게임 운영 능력까지 빅리그 최상위 레벨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매년 무섭게 성장했다. 데뷔 2년차였던 2018 시즌 30홀드를 수확한 뒤 2019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했다. 선발투수로 보직을 바꾸자마자 20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2021 시즌에는 26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다. 평균 구속 153km, 최고 159km의 위력적인 직구를 뿌리는 것은 물론 140km 중후반대 낙차 큰 스플리터가 주무기다.
여기에 140km 초중반대 컷 패스트볼, 120km대 낙차 큰 커브, 130km 중반대 날카로운 슬라이더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야마모토의 성장은 멈출 줄을 몰랐다. 2022 시즌 26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2023 시즌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더 괴물 같은 스탯을 찍었다.
3년 연속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 수여되는 '사와무라 상'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야마모토의 몫이었다. '사와무라 상' 3년 연속 수상은 카네다 마사이치 이후 역대 2번째이자 65년 만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달 초 오프시즌 FA(자유계약) 랭킹 상위 25명의 선수를 소개하면서 야마모토를 현재 빅리그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29)에 이어 2위로 평가하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이 공식화된 이후 계약기간 7년, 총액 2억 1200만 달러(약 2725억 원) 수준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야마모토는 국제대회에서도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올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1선발) 7⅓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했다. 오타니와 함께 일본의 통산 3번째 WBC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야마모토는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한국이 3-4로 끌려가던 8회초 마운드에 올라 한국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한국은 당시 이정후-김하성-김재환으로 이어지는 주축타자들이 야마모토의 구위에 완전히 눌렸다. 특히 대회 내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이정후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야마모토는 이후 2021년 도쿄올림픽 본선 준결승 한국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섰다.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 일본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2년 만에 성사된 야마모토와의 재대결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펜스 직격 2루타를 쳐내며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90억 원)에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메디컬 테스트 등 마지막 절차를 마치면 공식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야마모토가 LA 다저스와 계약한다면 내년 메이저리그 2024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이정후와 야마모토의 맞대결도 자주 볼수 있을 전망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는 정규리그에서 13차례씩 맞대결을 펼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역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기 때문에 한일 빅리거들의 선의의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야마모토는 최근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갖는 등 많은 구단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어 최종 행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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