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삼표산업, 1500억 상환우선주 발행한 이유는

임정수 2023. 12. 1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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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표산업이 1500억원어치의 상환우선주(RPS)를 발행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최근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1500억원 규모의 RPS를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발행한 RPS에는 삼표산업이 지정하는 사람이나 법인에 투자자들이 보유한 RPS를 넘기기로 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RPS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면서 RPS 소유주 변경으로 지배구조 개편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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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신한투자 주관…2개 SPC가 절반씩 나눠 인수
정대현 부회장 지배력 강화 용도로 활용 가능성

삼표그룹 주력 계열사인 삼표산업이 1500억원어치의 상환우선주(RPS)를 발행했다. 기존에 발행한 RPS를 조기 상환하면서 추가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그룹 후계 구도의 정점에 있는 정대현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자금 마련 등의 용도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표산업은 최근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1500억원 규모의 RPS를 발행했다. 발행 주식은 주당 3만8660원에 총 387만9980주다. 이 중 절반인 193만9990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지아이비에스피제삼차가, 나머지 절반은 큐브에스피가 각각 인수했다. 2개의 SPC는 RPS를 기초자산(일종의 담보)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RPS 인수 재원을 마련했다.

삼표그룹은 올해 7월 지주사 역할을 해온 삼표를 자회사인 삼표산업에 역합병시키는 방법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합병비율은 삼표와 삼표산업이 1.8742887 대 1로, 삼표가 소멸법인이 되고 삼표를 흡수한 삼표산업이 존속법인으로 남았다. 이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삼표산업이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삼표산업은 에스피네이처를 3자배정 대상자로 600억500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발행 주식은 보통주 195만주로, 발행가액은 주당 3만771원이다. 유상증자로 에스피네이처의 삼표산업 지분율은 기존 1.74%에서 17.21%로 10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정대현 부회장이 에스피네이처 지분 71.95%를 보유하고 있어, 에스피네이처를 통해 정 부회장의 삼표산업 지배력을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합병과 유상증자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정대현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다. 기존에 정 부회장이 보유한 삼표(기존 지주사) 지분은 직접 보유한 11.34%와 에스피네이처를 통해 보유한 19.43%가 전부였다. 둘을 합쳐도 30% 정도에 불과했다. 또 에스피네이처의 삼표산업 지분율도 1.74%로 미미했다. 정도원 회장이 삼표 지분 65.99%를 보유해 실질적인 그룹 지배력이 정 부회장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합병과 유상증자 등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정대현 부회장의 삼표산업 지분율은 5.22%로 늘어났다. 에스피네이처의 삼표산업 지분율도 1%대에서 18.23%로 대폭 증가했다. 반면 정도원 회장의 삼표산업 지분율은 30.33%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 부회장과 에스피네이처가 보유한 삼표산업 지분율은 23.45%로 지배력이 높다고 볼 수 없지만, 44.74%의 자사주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지배력은 68%대로 높아진다.

동시에 '에스피네이처→삼표→삼표산업→삼표시멘트' 등의 계열사로 이어지는 소유 구조가 '에스피네이처→삼표산업→삼표시멘트' 등으로 한단계 단순화됐다. 삼표산업은 주력 계열사인 삼표시멘트를 비롯해 팬트랙·삼포P&C·앤알씨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 개인 회사인 에스피네이처도 에스피에스엔에이·에스피환경·홍명산업·베스트엔지니어링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다.

삼표산업이 RPS를 대규모로 발행하면서 RPS가 정 부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발행한 RPS에는 삼표산업이 지정하는 사람이나 법인에 투자자들이 보유한 RPS를 넘기기로 하는 약정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RPS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면서 RPS 소유주 변경으로 지배구조 개편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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