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논어에서 배우는 지혜, '사람 공부'<5>

조인경 2023. 12.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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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철저하게 수양을 거듭한들, 이 모든 노력이 소용없다 싶을 정도로 우리는 삶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기도 한다.

"무릇 사람은 비록 하늘로부터 좋은 품성을 타고 태어났다고 해도 반드시 넓게 학문을 닦아 도덕을 완성해야 하오. 이는 대합조개가 물을 머금고 태어나지만 보름달이 뜰 때를 기다렸다가 물을 뿜어내고, 나무가 불을 머금고 태어나지만 불에 의지해 연소하는 것과 같소. 사람 역시 영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학문이 완성된 뒤에야 비로소 아름다움을 드러내게 되어 있소. 전국시대 당시 종횡가 소진이 허벅지를 찔러가며 열심히 공부한 것이 그렇소. 한 무제 때 동중서 역시 책을 읽을 때 휘장을 내리고 3년 동안 정원에 나가지 않았소. 도덕과 기예를 연마하지 않으면 공명을 세울 길이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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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공자의 가르침에 따라 철저하게 수양을 거듭한들, 이 모든 노력이 소용없다 싶을 정도로 우리는 삶에서 심각한 위기를 겪기도 한다. 공자 역시 사랑하는 제자 안연을 잃고는 '하늘마저 나를 버렸다'며 한없이 나약해졌다. 그러나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을 아끼는 마음을 지녔던 공자는 성(誠)의 자세로 자신의 생에서도 못 다 이룰 열매를 맺고자 제자 양성에 박차를 가했다. 이 책에서는 사람 공부를 지속하기 위한 마음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공자의 계승자인 증자는 군자의 세 가지 도로 몸과 얼굴, 말의 태도에 대해 강조했다. 다른 어떤 이상적인 가치보다 평상시의 생활 습관이 바로 서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죽음 이후나 사후세계를 논하기보다 현실에 충실할 것을 강조한 공자의 가르침을 통해 오늘의 작은 정성으로 내일의 나를 만들어갈 것을 권고한다. 글자 수 1061자.

性相近也 習相遠也(성상근야 습상원야)

본성은 비슷하지만 습관이 차이를 만든다.-양화

통치학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정관정요>를 보면 다음의 고사가 나온다.

태종이 중서령 잠문본(岑文本)에게 말했다. "무릇 사람은 비록 하늘로부터 좋은 품성을 타고 태어났다고 해도 반드시 넓게 학문을 닦아 도덕을 완성해야 하오. 이는 대합조개가 물을 머금고 태어나지만 보름달이 뜰 때를 기다렸다가 물을 뿜어내고, 나무가 불을 머금고 태어나지만 불에 의지해 연소하는 것과 같소. 사람 역시 영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학문이 완성된 뒤에야 비로소 아름다움을 드러내게 되어 있소. 전국시대 당시 종횡가 소진이 허벅지를 찔러가며 열심히 공부한 것이 그렇소. 한 무제 때 동중서 역시 책을 읽을 때 휘장을 내리고 3년 동안 정원에 나가지 않았소. 도덕과 기예를 연마하지 않으면 공명을 세울 길이 없소."

잠문본이 대답했다. "사람의 천성은 본래 서로 비슷합니다. 하지만 후천적인 성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학식으로 성정을 통제해야만 천성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기> <학기(學記)>에서 말하기를,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이 학문을 닦지 않으면 인간의 도리를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옛사람들이 부지런히 공부한 이유입니다. 이를 일컬어 아름다운 덕행인 의덕(懿德)이라고 합니다."

당 태종이 "아무리 좋은 품성을 타고났다고 하더라도 학문을 통해 뒷받침해야 한다"며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잠문본은 그에 덧붙여 <예기>에 실려 있는 구절 '옥불탁 불성기 인불학 부지도(玉不琢 不成器 人不學 不知道)'를 인용하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잠문본이 이처럼 적재적소에 적합한 말들로 황제와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부를 통해 자신을 연마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마 당 태종 역시 잠문본의 학식과 능력을 인정하며 흐뭇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도덕을 완성하는 것'이라는 공부의 목적 외에 또 다른 공부의 이점을 알 수 있다. 평상시 공부를 통해 자신을 갈고닦으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 특히 윗사람과의 대화도 품격 있게 이끌어갈 수 있는 지적 기반을 얻게 된다.

-조윤제, <사람 공부>, 청림출판, 1만85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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