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춘추] 이제는 용산이 쇄신할 차례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
안 바꾸면 국민 마음 못 얻어
尹부터 '열린 자세'로 전환해
여당과 수직적 관계 청산하고
이재명 대표와도 협치 나서야
檢출신 기용 중단 및 인사검증
강화해야…'보여주기식 경제'
탈피해 민생·물가 더 챙기길
내년 4월 총선은 집권 3년차를 맞는 윤석열정부를 중간평가하는 성격의 선거다. 그런데 지금 현 정부는 잘 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는 게 각종 여론조사 결과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 조사에선 ‘잘 하고 있다’가 32%, ‘잘 못하고 있다’가 59%다. 다른 조사에서도 직무수행 지지율은 대부분 30%대다. 왜 윤 대통령은 이 지긋지긋한 30%대 지지율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걸까.
윤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은 전문가들도 깜짝 놀랄 만큼 초스피드였다. 지난해 5월 취임했는데 단 2개월 만에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가 일어났다. 임기 초 51%이던 지지율은 7월 들어 졸지에 32%로 떨어졌고, 8월엔 26%로 주저앉았다(갤럽 기준). 민심이라는 게 이렇게 단기간에 급변할 수 있다는 걸 일깨워줬다.
지지율이 지금처럼 32%였던 지난해 7월 부정평가 이유 상위 5가지는 이랬다. 1위 인사 문제, 2위 경험·자질 부족, 3위 경제·민생 안 살핌, 4위 소통 미흡, 5위 독단적·일방적 국정운영. 그런데 지난주 조사의 부정평가 이유를 살펴보면 지난해와 엇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다. 1위가 경제·민생·물가, 2위 외교, 3위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 4위 소통 미흡, 5위 독단적·일방적 국정운영 순이다.
여론조사만 그런 게 아니라 임기 초와 지금 상황을 비교해보면 실제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임기 초 인사 문제는 장관 후보자 검증이 부실했고 검찰 출신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과 사적 채용도 문제가 됐다. 그런데 얼마 전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보듯 부실 검증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비롯해 검찰 출신 기용도 여전하고, 최근 여사 문제가 또 불거졌다. 경제의 경우 임기 초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기용해 경제 하나는 잘 하겠거니 싶었지만 국민들 기대에 못 미쳤다. 외부변수 탓도 있지만 지금 경제 상황은 더 안 좋다.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는 것이 현 시점 부정평가 이유 3위인 건 평생을 수사만 해온 대통령이라 국정을 잘 못한다는 임기 초 평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소통이 미흡하고 국정운영이 독단적·일방적이란 혹평이 지금껏 유지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요즘 국민의힘이 혁신하고 있지만 용산이 변하지 않고선 여당 혼자 그 어떤 대단한 쇄신을 한들 국민 마음이 달라지기 어렵다. 인요한 혁신호의 가장 큰 실패는 용산을 향해, 대통령을 향해 쇄신을 요구하지 않은 점이다. 총선에 나갈 얼굴 좀 바꾸는 건 준비운동 수준의 혁신일 뿐이다. 용산의 국정운영 기조가 달라지지 않고선 여권의 쇄신은 영원히 미완성이다.
용산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 답은 다 나와 있다. 더는 비판받을 만한 인사를 하지 말고, 검찰 출신도 그만 기용해야 한다. 검증도 몇 배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 여사를 둘러싼 뒷말도 나오지 말아야 한다. 경제는 대통령이 나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국민들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기업총수들 불러다 먹방 병풍 세우기보다, 그들이 숱하게 발표한 투자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챙겨볼 때다. 출마자 자리 메우기 개각에 그칠 게 아니라 대통령실과 내각에서 실적이 안 좋은 사람은 더 교체해야 한다. 국정운영을 못한다는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여 자문기구든, 전문가 집단이든 외부 도움을 더 적극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통령이 소통에 열린 자세로 나서는 일이다. 여당을 찍어 누르지만 말고 용산이 잘못하는 건 마음껏 호루라기를 불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요즘 시대에 대통령과 당이 수직적 관계란 게 말이 되는가. 아울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 인사와도 소통해야 한다. 야당과 협치해서 윤 대통령이 손해볼 건 없지 않은가.
별것도 아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하나로 정권이 휘청거렸는데, 총선에서 여당이 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두말할 나위 없다. 비상한 각오로 용산발 쇄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총선 결과는 뻔할 것이다. 여당 혼자 쇄신 발버둥을 치고, 용산은 가만있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당 지도부와 윤핵관 물러나라는 목소리는 결국 용산을 향한 질책이다. 이제 윤 대통령이 움직일 때다. 국정운영 전반을 화끈하게 쇄신하기 바란다.
손병호 논설위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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