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바르다 만 생크림… 케이크도 슈링크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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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에 슈링크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리며 황당한 경험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생크림이 듬뿍 들어 있는 케이크를 기대했으나 실상은 영 딴판이었다.
파리바게뜨에서 케이크 제조기사로 일했던 한모(40)씨는 "의도적으로 생크림을 아낀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며 "점주가 적은 크림으로 직접 케이크를 만들었거나, 제빵사에게 재료를 적게 쓰도록 압박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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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무게 100g 이상 차이나기도
본사 지침 어겨도 강제 어려워
일각선 “정부 통제가 부추긴 셈”
고물가 시대에 슈링크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리며 황당한 경험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핫도그, 핫바에서 언급됐던 슈링크플레이션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전문점 케이크에서도 확인됐다.
직장인 서모(44)씨는 최근 경기 성남시 한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생크림케이크를 샀다가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생크림이 듬뿍 들어 있는 케이크를 기대했으나 실상은 영 딴판이었다. 생크림이 너무 얇았다. 케이크를 자른 뒤 실망감은 배가됐다.
14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브랜드의 같은 제품이지만 지점에 따라 케이크 중량에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중구, 강남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3곳의 매장에서 판매하는 ‘우유퐁당 생크림케이크’ 1호 제품의 무게를 측정한 결과, 중량이 최소 681.2g부터 782.3g까지 벌어졌다. 전체 무게의 15%에 가까운 무게 차이다.
제과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이건 심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파리바게뜨에서 케이크 제조기사로 일했던 한모(40)씨는 “의도적으로 생크림을 아낀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며 “점주가 적은 크림으로 직접 케이크를 만들었거나, 제빵사에게 재료를 적게 쓰도록 압박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과업계의 슈링크플레이션도 소비자 사이에서는 꾸준히 지적돼 온 이야기다. 디저트를 즐겨 먹는 40대 직장인은 “유명 카페에서 인상깊게 먹었던 케이크를 최근 다시 사려고보니 가격은 비싸졌는데 데코레이션이 볼품 없어졌더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유(原乳) 가격이 올해 대폭 상승하면서 우유를 재료로 쓰는 베이커리 상품의 가격 인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달 우유 가격은 전년 대비 15.9%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이스크림(15.6%), 빵(4.9%) 등도 같은 기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슈링크플레이션 꼼수냐 가맹점의 책임이냐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본사 지침을 따르면 자영업자가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나온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정한 케이크 제작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이를 가맹점에 엄격하게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SPC와 CJ푸드빌 뚜레쥬르 모두 가맹점에서 생크림 케이크를 최종 완성한다. SPC 관계자는 “일부 점주들이 원가 때문에 재료를 적게 쓰기도 하지만, 페널티를 주는 등 제재를 가할 경우 ‘갑질’로 비칠 가능성이 있어 조치가 쉽지 않다”고 했다. 크림의 중량, 과일의 갯수 등을 정해뒀지만 모든 매장에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본사에서 가맹점으로 직원을 보내 정기적으로 제품 품질관리를 하지만, 케이크를 직접 잘라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식품 가격 통제가 슈링크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시각도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가루, 우유 등 다양한 식품 원자재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는 상황에서 명시적으로 가격 인상을 하기 어려운 기업이나 업주들이 양을 줄이는 편법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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