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윰노트] 올해의 인물 테일러 스위프트가 말하길
멈추지 않고 ‘다짐’ 실천
인격 성숙하는 스타에 열광
“서른셋의 나이에 경력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신적으로 힘든 일을 감당할 만큼 나는 강해졌다.”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성이다. 매해 누가 될까 관심을 모으는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연예인 단독으로 선정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스위프트의 인기는 10년 이상 상승해 왔지만 올해의 경우 예술과 상업적 측면에서 핵융합 같은 에너지를 분출했다”는 선정 이유도 설득력 있다.
열두 살 때 기타를 배우고 작곡하던 소녀는 올해 전 세계를 순회하는 ‘디 에라스 투어’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의 음악은 이제 산업이다. 스위프트가 공연하는 장소는 대부분 미식축구장 규모인데, 어떤 곳에서는 실제 지진으로 감지될 정도로 공연장은 요동친다.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스위프트가 공연하는 도시마다 경제가 활성화되는 현상을 일컬어 신조어 ‘스위프트노믹스’를 만들었다. 아쉽게도 공연 일정에 한국은 없다. ‘디 에라스 투어’ 공연은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 세 시간 동안 스위프트는 변함없는 목소리로 열창했는데 심지어 누워서 부르는 노래의 고음마저도 완벽했다.
그의 폐활량은 타고난 것일까. 좋은 공연을 위해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노래 연습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공연 무대에서 뛰어다녀도 숨이 달리지 않는 이유다. 스위프트는 노래만 잘하는 게 아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작사하고 작곡해 진심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10집 앨범까지 수록된 모든 곡은 스토리텔링에 능한 뮤지션 스위프트가 단독 혹은 공동으로 만들어 듣는 사람이 직관적으로 진실을 느끼게 한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십대 때 썼던 노트에는 이런 도덕적 지침을 적었다. 옳은 일을 해야 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다짐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열여섯 살에 데뷔 앨범을 낸 이래로 17년 동안 스위프트는 멈추지 않았다.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자의로 타의로 자아가 침몰할 뻔한 일도 있었다.
파파라치에게 찍힌 무수한 사진을 볼 때 몸이 둔해 보이거나 뱃살이 드러나면 바로 식사를 거부했다. 이 섭식장애는 자신을 다독이며 치유했다.
“몸피가 커져 큰 치수 옷을 입어야 한다면 몸이 그렇게 원하는 것이다. 잘 먹고 운동하는 것뿐. 아파 보이는 것보다 뚱뚱한 것이 낫다. 다시는 굶지 않으리라.”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에서 스위프트는 마른 몸매를 위해 굶었던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는 보이는 몸매를 위해 건강을 해치지 않겠다며 자신을 용서했다.
유명 가수 카녜이 웨스트가 ‘거짓말쟁이’로 음해해 안티팬이 늘어난 때도 있었다. #테일러스위프트는이제끝났다 해시태그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스위프트의 흔들림 없는 자아는 돋보였다.
스물여덟 살 때는 공연장에서 성추행 사건을 고백하기도 했다. 1년 전 자신이 라디오 DJ에게 당한 성추행으로 콜로라도 덴버 법정에 섰던 경험을 털어놓은 것이다. 배심원들이 스위프트의 말을 믿어줘 승소했는데, 그와 달리 아무도 자신을 안 믿어주는 피해자도 있을 것이다. 스위프트는 외롭고 힘든 사람들의 편에 서겠다며 달라진 삶의 의지를 밝혔다. 어둠 속에서도 단단하게 성장하는 뮤지션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반짝이를 좋아하고 분홍색을 입으면서도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이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폭력방지법 재승인을 반대하는 상원의원을 비판하며 정치적인 발언을 한 스위프트는 올바른 일에 연예인도 예외가 없다며, 얄팍한 외모 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했다.
“우린 크리스마스 조명을 1월까지 켜놓을 수 있어. 영원히 데려가 줘 집으로. 넌 나의 사랑이야.” 스위프트의 노랫말을 읊으며,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한 뮤지션의 반짝임에 내 눈동자를 맞춘다. 그의 노래처럼 크리스마스는 찰나가 아니다. 1월까지, 새해를 밝히며 빛날 것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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