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도 개운한 '아침형' 인간…'특정 유전자' 덕이었다

김현정 2023. 12. 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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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선호하는 '아침형 인간'은 네안데르탈인이 물려준 유전자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토니 카프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늘날 인류의 유전자를 네안데르탈인과 또 다른 멸종 고대 인류 종인 데니소바인의 디옥시리보핵산(DNA)과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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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인류 유전자 비교 연구
"특정 유전자 보유하면 이른 기상 선호"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선호하는 '아침형 인간'은 네안데르탈인이 물려준 유전자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토니 카프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늘날 인류의 유전자를 네안데르탈인과 또 다른 멸종 고대 인류 종인 데니소바인의 디옥시리보핵산(DNA)과 비교했다.

이들은 영국의 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유럽인 조상을 둔 사람 수십만 명의 건강·유전 정보를 확보해 네안데르탈인 몇 명과 데니소바인 한 명의 뼈·치아 화석에서 추출한 DNA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밤낮 주기 생체리듬과 연관된 246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는데, 이 가운데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나온 특정 유전자들을 보유한 사람들은 일찍 일어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대해 카프라 교수는 "우리는 많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변이가 아침형 인간이 될 성향과 일관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네안데르탈인 추정 모습

네안데르탈인은 멸종된 사람속의 한 종으로, 1856년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의 네안데르(Neander) 계곡에서 발견돼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유럽을 중심으로 서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북아프리카까지 영역을 넓혔으며 석기의 제작, 불의 사용, 매장 풍습 등을 갖고 있었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보다 짧은 다리와 긴 상체, 다부진 체격을 갖고 있었으며, 키는 성인 남자가 164~168cm, 여자가 152~156cm 정도였다.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는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약 7만년 전 유라시아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을 만나 다양한 종이 섞이게 됐다. 네안데르탈인은 아시아에서는 5만년 전, 유럽에서는 3만년 전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오늘날 유럽인·아시아인 유전자의 약 2%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왔다.

카프라 교수는 "이전 연구에 따르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자연의 밤낮 시간대 변화에 더 빨리 적응하는 생체 리듬과 연관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자연의 시간 흐름을 더 빨리 파악하고 적응하려는 사람이 아침에 보다 일찍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적응 능력은 인류가 탄생한 아프리카보다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살았던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이득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아프리카에서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의 계절별 차이가 크지 않지만 고위도 지역에서는 크기 때문이다.

다만 아침형 인간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는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하나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슈아 어키 프린스턴대 교수는 "일부 네안데르탈인 유전체가 아침형 인간이라는 특성에 기여했을 수 있지만 누가 아침형 또는 저녁형 인간인지를 온전히 네안데르탈인 조상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외에도 성격, 의지, 수면 호르몬 등 생체 리듬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정 네안데르탈인 유전자가 있으면 아침형 인간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지놈 생물학과 진화(Genome Biology and Evolution)' 최근호에 실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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