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or 보기]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에 ‘국가대항전’ 타이틀은 억지춘향

정대균 2023. 12.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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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전은 국가간의 스포츠 대항전을 말한다.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으로는 미국과 유럽간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과 2014년에 창설된 인터내셔널 크라운 등이 대표적이다.

대회 주최측인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이하 AGLF)은 지난 6일 '국가대항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할 16개국 58명의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을 국가대항전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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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승인·동수 출전 등 기준 미달
흥행 위해 ‘국가’ 끌어들였지만
화려한 선수진, 관심 끌기 충분


국가대항전은 국가간의 스포츠 대항전을 말한다. 다시말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단을 꾸려 그들이 대결을 펼치게 하는 것이다.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으로는 미국과 유럽간의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과 2014년에 창설된 인터내셔널 크라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회의 공통점은 각국 협회의 인증, 엄정하면서도 철저한 포인트 시스템으로 동수 선수를 선발해 경쟁을 펼친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런 기준과는 전혀 부합되지 않는 이상한 국가대항전이 열린다. 오는 18일부터 사흘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폰독인다 골프장에서 개최되는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포스터)이다. 대회 주최측인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이하 AGLF)은 지난 6일 ‘국가대항전’ 성격으로 치러지는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에 출전할 16개국 58명의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AGLF는 김정태 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회장이 하나금융그룹 회장 재직 시절이었던 2020년 1월에 창립, 초대 회장을 역임한 단체다. 아시아 태평양지역 여자골프 발전이 설립 취지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13일 건강 등 일신상의 이유로 회장직을 사임하고 현재는 등기 이사로만 등재돼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을 국가대항전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먼저 선수 선발이 주최측 자의적 기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각국 협회의 승인 절차없이 선수 본인 또는 에이전트를 통해 출전 선수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KLPGA의 경우 국가대항전에 출전하는 대표팀 확정은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에 대한 논의 조차 없었다고 한다.

다음은 대표 선수의 동수 원칙이 무시됐다는 점이다. 국가대항전의 경우 공정한 경쟁을 위해 각국 출전 선수 수는 같아야 하는데 그것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대회에 아시아의 골프 변방인 베트남과 미얀마 등은 한 팀 밖에 출전시키지 못한 반면 골프 강국인 한국은 5팀(아마추어 1팀 포함), 일본과 태국은 3팀이나 출전시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게 됐다.

또 시상을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나눠서 하는 것도 이상하다. 개인전은 54홀 스트로크 플레이, 단체전은 참가국 별로 2명이 한 팀을 이룬 스코어를 합산해 우승자 및 우승팀을 가린다고 한다. 국가대항전에서 MVP 선정은 관례지만 개인전 시상은 처음 보는 광경이다. 게다가 총상금 75만 달러 중 개인전은 55만 달러, 단체전에는 20만 달러가 책정됐다.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은 출전 선수 면면이 여느 대회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한국은 올 시즌 KLPGA투어 신인왕 김민별(19·하이트진로)과 황유민(20·롯데), 이다연(26·메디힐)과 이소영(26·롯데), 임희정(23·두산건설)과 정소이(21·노랑통닭), J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공동 15위 입상으로 내년에 일본 무대에 복귀하게 된 안신애(33) 등이 출전한다.

태국에서는 작년 LPGA투어 신인왕 아타야 티띠꾼(20), 자라비 분찬트(24·하나금융그룹), 올 시즌 LPGA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한 19세 신예 샤네티 워너센,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아마추어 에일라 갤러츠키 등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LPGA투어 통산 6승을 거두고 있는 하타오카 나사와 지난해 US여자아마추어오픈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은 바바 사키 등이 출전한다. 이 정도면 팬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라인업이다. 억지춘향으로 ‘국가대항전’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흥행은 담보되고 남았을 것이다. 굳이 더 욕심을 내고 싶다면 KLPGA와 공동 주관으로 이벤트성이 아닌 일반 대회로 승격해 개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 보길 제안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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