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기시다, 각료 교체에도 살얼음판… 하야시 재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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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불법 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을 비(非)아베파 의원들로 교체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하야시 기용은 인사 과정에서 기시다 총리의 명백한 오판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아베파가 등을 돌린 상황에서 가뜩이나 당내 기반이 취약한 기시다 총리의 향후 국정 운영에 벌써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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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파벌 아베파 정권 핵심서 퇴출
檢 조사 속도 붙으며 당 위기 계속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불법 비자금 의혹에 휘말린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을 비(非)아베파 의원들로 교체했다. 여기에 부대신(차관) 5명과 정무관(차관급) 1명까지 아베파 총 10명을 사실상 경질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정조회장 등 자민당 요직에 있는 아베파 3명도 사표를 제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관저 2인자인 관방장관에 자신이 이끌었던 ‘기시다파’ 현 좌장인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을 임명했다.
경제산업상에는 사이토 겐 전 법무상(무파벌), 총무상에는 마쓰모토 다케아키 전 총무상(아소파), 농림수산상에는 사카모토 데쓰시 전 지방창생담당상(모리야마파)을 기용했다.
앞서 오전에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스즈키 준지 총무상, 미야시타 이치로 농림수산상이 사표를 제출했다.
아베파가 최근 5년간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에서 수입 중 일부를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고 비자금화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베파 각료 4명이 물러난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당무에 전념하겠다며 외무상에서 물러났던 하야시를 3개월 만에 다시 불러들인 배경에는 인물난이 있다. 당초 무파벌 의원인 하마다 야스카즈 전 방위상에게 관방장관을 맡기려 했으나 하마다가 고사하면서 하야시로 방향을 틀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하야시 기용은 인사 과정에서 기시다 총리의 명백한 오판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아베파가 등을 돌린 상황에서 가뜩이나 당내 기반이 취약한 기시다 총리의 향후 국정 운영에 벌써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를 도려내는 개각을 단행했지만, 검찰이 비자금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동안 아베파 의원들의 비서를 조사해온 도쿄지검 특수부는 임시국회 폐회에 맞춰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검찰 수사 본격화에 당내 위기감이 강해지고 있다”며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면 내각 지지율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미 비자금 스캔들 여파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다. 이날 지지통신은 지난 8~11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보다 4.2% 포인트 하락한 17.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내각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민주당 집권 직전인 2009년 9월 아소 다로 내각(13.4%) 이후 처음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에선 기시다 총리 아래에서 단결하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포스트 기시다’를 향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차기 총리 후보군에 속하는 한 각료 출신 인사는 차기 총재 선거에 대한 의지를 묻는 질문에 “지금은 당이 망하지 않도록 기시다 정권을 조용히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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