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연봉 3000만원과 캡틴…추신수의 '백의종군'
배중현 2023. 12. 14. 18:01
추신수(41·SSG 랜더스)가 '예고 은퇴'를 선언했다.
SSG는 '추신수가 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추신수는 구단을 통해 "비시즌 동안 가족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SSG와 팬분들의 응원, 그리고 무엇보다 후배 선수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만큼 야구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느껴 구단과 진로를 함께 고민했다"며 "구단과 신임 감독님도 나를 필요로 했고,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 내년에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퓨처스(2군)팀에서 후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하는 등 팀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 연봉 3000만원, 전액 기부
추신수는 '예고 은퇴'와 함께 내년 시즌 연봉으로 3000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3000만원은 KBO리그 신인 최저 연봉. 올해 추신수의 연봉은 SSG 선수단 내 가장 높은 17억원이었다. 리그 전체에선 구자욱(삼성 라이온즈·20억원) 채은성(한화 이글스·18억원)에 이어 세 번째 고액 연봉자였다.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은퇴를 결심한) 추신수가 내년 시즌 연봉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규정상 어쩔 수 없었다"며 "(최저 연봉 계약은) 선수가 먼저 선뜻 제안했다. 쉬운 결정이 아닌데 고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연봉을 전액 기부할 계획. 추신수의 결정으로 인건비를 크게 낮춘 SSG는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추신수는 내년 시즌 팬서비스 계획을 구단에 제안한 상태다. 친필 사인 실착 유니폼 선물, 특별 사인회, 아마야구 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구단도 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 추신수는 "2001년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야구를 해온 23년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그동안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홈, 원정 팬 관계없이 뜻깊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 마지막 시즌은 '캡틴'
추신수는 2024년 주장으로 선수단을 이끈다. 추신수의 풍부한 경험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 이숭용 신임 감독이 직접 부탁했고 추신수가 이를 받아들였다. 시즌 뒤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는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고 이적했다. 감독 인선과 2차 드래프트 논란에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이 보직 이동된 뒤 팀을 떠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숭용 감독 체제로 새출발을 앞뒀지만, SSG 구단 안팎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 감독은 리그 최고령 선수 추신수가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이 추신수와 통화했다. (선수 생활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얘길 하면서 쉽지 않겠지만 주장을 맡아줬으면 한다고 제안하셨던 거로 안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추신수는 이듬해부터 KBO리그에서 뛰고 있다. 세 시즌을 치르는 동안 거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후배들이 주장을 하면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내년엔 다르다. 주장으로 마지막 불꽃을 준비한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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