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수단 아닌 목적인 존재… 동물권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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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은 개별 생물의 엄청난 고통 후에야 비로소 발생한다. 사냥을 위해 바다를 건널 수 없어 부빙 위에서 굶주리는 북극곰, 종의 급격한 축소로 공동체 속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고아 코끼리의 설움, 공기가 나빠져서 빚어진 명금(鳴禽)종의 대량 멸종. 동물들은 멸종에 이를 때까지 종을 괴롭히는 인간의 관행으로 큰 고통을 받고 짓눌리고 좌절하는 삶을 산다."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 마사 너스바움이 동물 권리에 대한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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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너스바움 지음, 이영래 옮김
알레, 512쪽, 2만5000원
“멸종은 개별 생물의 엄청난 고통 후에야 비로소 발생한다. 사냥을 위해 바다를 건널 수 없어 부빙 위에서 굶주리는 북극곰, 종의 급격한 축소로 공동체 속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고아 코끼리의 설움, 공기가 나빠져서 빚어진 명금(鳴禽)종의 대량 멸종. 동물들은 멸종에 이를 때까지 종을 괴롭히는 인간의 관행으로 큰 고통을 받고 짓눌리고 좌절하는 삶을 산다.”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 고전학자, 여성학자 마사 너스바움이 동물 권리에 대한 책을 냈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정치적 사고는 인간 중심적이며 동물을 배제한다. 저자는 “동물의 생명과 관련된 부분에서 세계의 법 체계는 원시적인 상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법과 법 교육에 관여해 온 철학자이자 정치 이론가로서 동물의 삶에 대한 정확한 시각에 기초한 이론들을 이야기한다.
너스바움은 동물에게 권리가 있다는 철학적 논쟁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독자들에게 질문하며 역량 접근법을 제시한다. 역량 접근법은 간단히 말하면 노력하는 생물에게 번영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개념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에 이 개념을 적용한다면 동물들은 수단이 아닌 목적인 존재, 공공정책을 통해 적정 기준치까지 종 특유의 역량을 키워야 마땅한 존재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동물의 역량을 보장하고 보호해야 할 공동의 의무를 가진다.
이 책은 작고한 딸에 대한 너스바움의 건설적인 애도이기도 하다. 딸 레이철 너스바움은 학대받고 고통받는 생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프렌즈오브애니멀즈라는 동물법률단체 변호사로 일했다. 그는 장기이식 수술 후 약물 내성 곰팡이 감염으로 47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시카고대 로스쿨과 철학과의 법학·윤리학 석좌교수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로마 철학, 정치철학, 페미니즘, 윤리학 등에 관심을 갖고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저서들을 발표했다. 뉴욕대에서 연극학과 서양고전학을 공부하고 하버드대에서 고전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지성’에 두 차례 뽑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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