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부터 ‘운수오진날’까지 종횡무진 이정은… “사람들 이해의 폭 넓히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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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맡을 역할이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일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게 보람도 있고요. 형평이나 공평이란 말을 좋아하는데, 인간은 성별이나 지위, 이런 걸 불문하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운수 오진 날'의 순규는) 그런 점에서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성소수자 아들을 둔 엄마이고,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이 입는 피해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끌렸어요."
그런 점에서 '운수 오진 날'의 순규는 "평소 제가 잘 안 해보던 캐릭터였고, 또 이런 얘기가 새롭게 만들어진다면 보호자의 역할을 다른 식으로 풀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캐릭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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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맡을 역할이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일조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게 보람도 있고요. 형평이나 공평이란 말을 좋아하는데, 인간은 성별이나 지위, 이런 걸 불문하고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운수 오진 날’의 순규는) 그런 점에서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성소수자 아들을 둔 엄마이고,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이 입는 피해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끌렸어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정은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올 연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운수 오진 날’로 연이어 시청자들을 찾아온 그는 두 작품에서 다른 역할을 맡았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는 일맥상통했다. ‘정신병동’에서는 조현병이 있는 여동생을 돌보는 정신병동 수간호사를, ‘운수 오진 날’에서는 성소수자 아들을 사이코패스 살인마에게 잃은 엄마를 연기했다. 모두 사회로부터 외면받는 인물을 보듬는 캐릭터다.
특히 티빙 오리지널 ‘운수 오진 날’의 황순규는 기존의 수많은 ‘엄마’ 캐릭터들과는 다른 면이 많았다고 했다. 이정은은 “보통 엄마들은 울고불고 호소하는 걸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많지 않나. 근데 이 대본은 받고서 제작팀에 물어봤다, 혹시 아버지를 상정해두고 쓴 거 아니냐고”라며 “보통 엄마들과는 결이 달랐다. 돈으로 협상하고, 자기 전 재산을 들여서라도 정보를 알아내고 총을 구매하고 하는 게 달랐다”고 설명했다.
황순규는 우유부단하고 무른 오택(이성민) 대신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살인마 금혁수(유연석)를 추적한다. 극에 속도감과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이지만, 파트2 시작과 동시에 죽음을 맞이한다. 이정은은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바통을 넘겨줘야 되는 일이 있다”며 “순규는 우유부단하고 답답한 오택 대신 생명을 구해주면서 마지막을 부탁하고 간다. 그 바통을 넘겨주는 기분이 또 묘한 게 있다. 그래서 별로 섭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역할의 크기나 중요도보다도 이야기 안에서의 쓰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클리셰가 없는 이야기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같은 역할일지라도 어디를 어떤 관점으로 부각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진다”며 “그런 면에선 다양한 역할보다도 어떤 이야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누군가의 엄마 혹은 언니로 자주 등장하더라도 그 배역의 쓰임이 다 다르고, 취할 수 있는 입장과 선택지가 다르다면 존재 가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최근 여성 캐릭터들이 다면적이고 입체적으로 변해가는 데 대한 생각도 언급했다. 그는 “조연 그룹에서 보면 미란씨가 선두에 서서 여러 역할을 다변화해가는데, 여성 캐릭터라고 고정돼있던 것들이 반경이 넓어지고 수동적이었던 게 능동적으로 변하는 걸 보면서 빨리 (변화를) 흡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 역할에 십분 참여해서 이런 기회를 다른 친구들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저한테는 선배로서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런 점에서 ‘운수 오진 날’의 순규는 “평소 제가 잘 안 해보던 캐릭터였고, 또 이런 얘기가 새롭게 만들어진다면 보호자의 역할을 다른 식으로 풀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캐릭터”라고 평가했다. 이정은은 “배우로서 ‘나 그 마음 알아요’ 같은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쁘다. 내가 전달하려는 게 표현이 됐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상에 가까운 건데, 시청자에게 감동, 감화를 주고 미움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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