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 이적료 1500억? '미쳤다'고 생각…네덜란드리그 수준 몰라?"→맨유 레전드 '한숨'

이태승 기자 2023. 12. 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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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트레블을 이끌었던 수비수이자 '캄펀의 바위'로 불렸던 네덜란드 레전드 센터백 야프 스탐이 후배 공격수 안토니를 가리켜 네덜란드 리그에서나 잘 하는 수준 이하로 깎아내렸다.

스탐은 13일(한국시간) 맨유 시절 동료로 함께 이름을 날렸던 개리 네빌, 로이 킨 등이 진행하는 축구 전문 팟캐스트 '스틱 투 풋볼'에 게스트로 참여해 현재 맨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스탐은 공격수 안토니, 그리고 그를 아약스 시절부터 키워 맨유로 데려온 에릭 턴하흐 감독이 거듭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것에 대해 "(두 인물이 과거 활동하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1부리그)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턴하흐는 지난 2022/23시즌 맨유에 부임하기 전 에레디비지에 명문 아약스 사령탑을 맡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8/19시즌 아약스를 이끌고 구단 역사 2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약스 부활 신호탄을 쏘아올린 턴하흐는 실력을 인정받고 맨유에 부임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턴하흐 지도 아래 맨유가 아약스처럼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부임한 첫 시즌 리그컵 우승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리긴 했지만 전술은 아약스 시절 방향성과 전혀 달랐다.

지난 시즌 부임 직후엔 아약스 시절 자주 가동한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적인 볼 전환, 그리고 강한 압박을 맨유에 이식하려했지만 1라운드에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2라운드 브렌트퍼드에 연이어 패한 뒤 재빨리 방향을 틀었다. 결국 맨유서 중용한 전술은 수비 라인 하강과 공격진 속도를 살린 역습형 축구였다.

이후 올 시즌 턴하흐는 다시 아약스 시절의 전술을 가동하려 했으나 미드필드 견고함이 부족해 문제가 생겼다. 패스 전개부터 잘 이뤄지지 않았다. 맨유는 결국 다시 선수비 후역습 체계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크게 효험을 보지 못하고 현재 챔피언스리그 탈락과 리그 6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만 받아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맨유는 턴하흐가 아약스 시절 중용했던 선수들을 대거 수집하는 행보도 보였다.

이적시장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아약스와 에레디비지에 출신 선수들을 수급했다. 영국의 언론 매체 '메트로'는 지난 11월 "턴하흐는 맨유에 부임한 이후 4억 700만 파운드(약 6670억원)의 돈을 이적시장에 투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턴하흐가 수급해온 자원들은 대부분 '실패'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윙어 안토니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안토니는 아약스 시절 82경기 24골 22도움으로 각광받는 윙어였지만 맨유에 온 2022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61경기를 뛰며 단 8골 3도움에 그치고 있다.

스탐은 "안토니와 턴하흐가 맨유서 잘 안풀리는 이유는 리그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안토니를 콕 집어 설명했다. 스탐은 "에레디비지에는 소수의 잘하는 선수와 다수의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모여있는 리그"라며 "안토니는 맨유가 현재 필요한 수준의 선수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단순히 최근의 부진 때문에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스탐의 주장이다.

그는 "현재 맨유가 원하는 선수는 초기에 약간 불안정할 순 있어도 확실한 발전을 보여 기대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주는 선수다. 하지만 안토니는 지금까지 본 결과 그러한 유형의 선수가 아니"라며 "그가 발전을 이뤄 프리미어리그의 다른 윙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안토니는 네덜란드에서 뛸 당시 잘했지만 리그 최고 수준도 아니었다"며 "네덜란드 리그는 잘하는 소수의 선수와 평범한 다수의 선수가 뛰는 곳이다. 그 곳에는 개인기도 곧잘 쓸 수 있고 크로스도 자주 올릴 수 있었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네덜란드와 다르다"며 안토니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턴하흐의 실패도 이러한 물음표 붙는 선수 영입에 돈을 과하게 투자했다는 것도 한 몫 한다고 했다.

스탐은 "안토니 이적료(9000만 파운드·약 1470억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그 정도 값을 하는 선수는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이턴의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과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봤지만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선수들의 문제도 분명 있겠지만 과도한 이적자금 사용에도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놀라울 뿐"이라고 전했다.

스탐은 "같은 감독이고 네덜란드 출신이라 턴하흐가 좋은 사람이자 감독인 것은 알고 있으나 현재 보이는 모습보다는 훨씬 더 많은 성공을 거둘 것이라 기대했다"며 착잡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맨유는 지난 13일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0-1로 패배하며 A조 꼴찌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챔피언스리그 탈락은 물론 조 3위에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진출도 무산됐다.

턴하흐가 흔들리는 맨유의 균형을 잘 잡아 일으킬지 혹은 그대로 무너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맨유는 오는 18일 오전 1시 30분 리그 라이벌 리버풀과 리그 17라운드 경기로 돌아온다. 영국에선 이 경기가 턴 하흐의 운명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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