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아이돌 마케팅 연구'... 어느 고등학교 논문 발표날
[김용만 기자]
지난 12월 12일(화) 김해금곡고 2기 학생들, 현 고3 학생들은 졸업논문발표회를 했습니다. 많은 대안학교가 졸업할 때 논문을 씁니다. 그런데 학교마다 논문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김해금곡고의 졸업논문은 학생 자신의 3년간 학교생활을 정리하는 차원으로 쓰지 않습니다.
▲ 모의총포법과 국내 에어소프트건 관리법안 제언을 발표하는 학생 |
ⓒ 김용만 |
- 기숙형 대안학교에 다니는 내향적인 학생과 외향적인 학생 연구
- 국내 모의총포법과 국외 에어소프트건 관련 법안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에어소프트건 관리법안 제언
-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 평범한 사람과 특이한 사람의 비교를 통한 특이한 사람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연구
- 4세대 아이돌 마케팅에 관한 연구
- 김해금곡고등학교 교가 제작 과정
- 편두통으로 인한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
- 일본어 동아리 운영 1년에 대한 고찰
- 세계의 전쟁(미드웨이 해전을 중심으로)
-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가진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
- 급성장에 효과적인 방법 연구
각각의 연구 주제는 학생의 관심사, 본인의 서사에 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4세대 아이돌 마케팅에 관한 연구'를 완성한 학생은 평소 아이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해당 학생은 발표 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아이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해서 처음엔 세대별 아이돌 특징에 대해 연구하고 싶었는데 연구하다 보니 결국 마케팅이 아이돌 인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며 저는 제가 직접 아이돌 마케팅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진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논문 발표를 경청하는 학생과 부모님들 |
ⓒ 김용만 |
▲ 졸업논문 발표 내용 |
ⓒ 김용만 |
▲ 학생들의 발표를 듣는 선생님들 |
ⓒ 김용만 |
2023년 3학년들의 논문 발표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대견함과 흐뭇함,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써낸 학생들이 대견했으며, 그 많은 청중들 앞에서 자신의 논문을 당차게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했고, 이 학생들이 2주 후 졸업한다는 사실이 아쉬웠습니다.
논문을 쓴다는 것은 지난한 과정입니다. 논문을 쓰지 않아도 시간은 가고 졸업할 수 있습니다. 3학년들이 편안하게 졸업할 수 있도록 학교가 배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김해금곡고는 학생들이 졸업하는 순간까지 배움과 노력의 과정을 진행합니다. 졸업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3학년 학생들이 자신을 알고 타인을 배려하며 함께의 가치와 힘을 아는 사람이 되어 사회에 나서길 바랍니다. 2023년, 김해금곡고의 논문으로 다듬는 개인별 서사 프로젝트는 잘 끝났습니다. 내년엔 또 어떤 논문들이 준비될지 기대됩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그 자체로 소중한 활동입니다.
덧붙이는 글 | 추후 개인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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