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극한직업' 대만 외교부장 내년 퇴임…"외국 매체 인터뷰만 300회"
우자오셰(吳釗燮·69) 대만 외교부장(장관)이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 후에 현 집권당인 민진당이 이기든 지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내년 퇴임하면 우 부장은 '세계에서 가장 극한직업'이라는 평을 받는 대만 외교수장직을 6년 만에 내려놓게 된다. 이에 따라 그는 최장수 대만 외교부장이란 기록을 갖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전했다.
WSJ은 "우 부장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압력에 맞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충격을 대만 입지 강화에 이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임기는 순탄치 않았다. 재임 기간 중국과의 첨예한 갈등 속에 대만의 수교국은 20개국에서 13개국으로 줄었다. 크고 작은 성과도 거뒀다. 지난해 미국 정치권력 서열 3위였던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성사시킨 게 대표적이다.
우 부장은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만의 이미지를 높이고 관심을 끌려 노력했다. 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년간 해외 매체와 인터뷰를 300회 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1년에 50회꼴, 약 주 1회씩 인터뷰에 나선 거다.
中에 주눅 들지 않는 직설화법
또한 중국에 주눅 들지 않는 직설화법은 화제가 됐다. WSJ은 "외교관으로서 드물게 SNS를 활용해 솔직하고 풍자적인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과거 그는 SNS에 "인터넷 자유에 관한 프리덤하우스 보고서에서 대만을 세계 5위로 선정했다"면서 "중국은 8년 연속 최하위, 중국도 트위터를 사용하게 해주세요. 알았죠? JW(자신의 영문명 조세프 우의 앞글자)"라는 글을 올렸다.
최근엔 "대만에는 자유의 계란 볶음밥과 자유의 맥주가 있다"며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풍자하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우 부장은 지난 5일 X(옛 트위터)에 볶음밥과 맥주를 들고 찍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중국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한 '계란 볶음밥' 논란을 비꼬았다.
이는 중국에서 매년 11월 25일이면 '계란 볶음밥'이란 단어가 금기어가 되는 현실을 풍자했다. 계란 볶음밥은 1950년 11월 6⋅25전쟁 당시 사망한 마오쩌둥의 큰아들 마오안잉과 관계가 있다. 그가 막사에서 계란 볶음밥을 만들다가 연기가 피어오른 탓에 위치가 발각되면서 폭사했다는 설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공식 부인하지만, 일각에선 마오안잉의 기일에 계란 볶음밥과 관련한 게시물을 올리면 즉시 삭제된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중국 입장에선 '눈엣가시'로 여겨지는 우 부장은 중국이 지정한 '대만 독립 지지자' 블랙리스트에 처음 올랐다. 우 부장은 관직에 등용되기 전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부소장을 지내는 등 학계에 몸담았다. 2007~2008년 주미 대만 수석 대표를 역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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