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국이 국제 마약밀매 ‘거점’ 됐나… 싱가포르 조직 적발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조직이 판매한 마약 젤리, 캔디, 전자담배 등의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해외 마약밀매조직이 국내에 거점을 두고 마약을 동남아시아에 유통·판매하다가 적발돼 수갑을 차게 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 국제 마약조직이 국내에서도 활개를 친 것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에 거점을 두고 자국 내 조직원들과 공모해 신종 대마와 필로폰 등을 해외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싱가포르 국적의 국제 마약 판매조직 총책 A씨(37) 등 4명을 적발, 2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을 거점으로 해외에 마약을 팔아넘긴 외국인 마약조직이 적발된 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지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이 시작되자 이를 피해 한국에 입국했다. 강남과 이태원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했다. 마약을 섞은 젤리, 사탕, 전자담배 등을 싱가포르 등지에 판매해 2억5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국내 마약 유통 조직과도 연계하려다 언어 소통이 잘되지 않자 한국계 싱가포르인을 영입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싱가포르 중앙마약청과 공조 수사를 벌여 이들을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셜미디어(SNS)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든 거점을 마련하는 등 마약류 유통 방식이 초국가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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