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만 바라보고 살아왔다... 서울 이적 이해해 주시길" 김기동 감독, 작별 손편지 전달

윤효용 기자 2023. 12. 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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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감독(포항스틸러스). 서형권 기자
김기동 FC서울 감독. FC서울 제공
헹가레를 받는 김기동 포항스틸러스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김기동 감독이 포항스틸러스 팬들에게 작별 손편지를 전달했다. 


서울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 15대 사령탑으로 김기동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김기동 감독은 2019년 친정팀 포항 감독으로 부임해 제한된 지원 속에도 4시즌 파이널A 진입, FA컵 우승 등을 이뤄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포항 구단도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기동 감독의 작별 소식을 전했다. "김기동 감독이 팀을 떠난다. 2019년 어려운 시기에 감독직을 맡아 2021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3 FA컵 우승 등을 이끌었다. 그간의 노고를 잊지 않겠다"며 김기동 감독이 직접 쓴 손편지를 올렸다. 


김기동 감독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거 같습니다"라며 "어려움 속에서 좋은 결과를 낸 것이 저와 선수들만 잘해서 냈을까요? 첫 경기 끝나고 팬 여러분들 앞에서 제가 한 말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선수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단, 팬 3연 일체가 됐을 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 합니다. 시즌을 마치고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주변의 여러 사정들을 모두 고려해서 FC서울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하 김기동 감독의 손편지 전문.


오늘 저는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서 3년간 선수생활을 하다가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서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거 같습니다.


2019년 첫 감독직을 맡으면서 많은 어려운 과제들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팬 여러분들의 지지와 열정적인 응원과 관심 속에 저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었고 팀 창단 50주년이자 감독 5년 차인 올해 FA컵 우승과 리그 2위 ACL 16강 확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 좋은 결과를 낸 것이 저와 선수들만 잘해서 냈을까요? 첫 경기 끝나고 팬 여러분들 앞에서 제가 한 말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선수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단, 팬 3연 일체가 됐을 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지분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스틸러스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욱더 큰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올 한해 마무리 하는 12월에 이렇게 인사드리는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 합니다. 시즌을 마치고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주변의 여러 사정들을 모두 고려해서 FC서울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게는 또 다른 도전과 과제들이 될 것이고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쓰리고 아픕니다. 매일매일 마음이 불편합니다. 


프로 선수로서의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스틸러스가 있었습니다. 더 큰 사람으로 다시 여기서 뵙게 될 날을 꿈꾸겠습니다. 어디에 있든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는 제 선택에 지금까지 그래주셨든 많은 응원을 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스틸러스 팬 여러분들한테 받았던 사랑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동 드림.


사진= FC서울,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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