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특급' 에스페호, 대한항공 타고 날았다

윤현 2023. 12. 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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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필리핀 선수의 힘을 앞세워 3연패에서 탈출했다.

대한항공은 1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6-25 25-23 25-14 25-23)로 역전승했다.

주도권을 빼앗은 대한항공은 3세트 들어 에스페호의 서브가 더욱 위력을 발휘하면서 무려 10-1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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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한국전력에 3-1 승리 '연패 탈출'... 에스페호 맹활약

[윤현 기자]

 프로배구 대한항공 선수들이 13일 2023-2024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필리핀 선수의 힘을 앞세워 3연패에서 탈출했다.

대한항공은 1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16-25 25-23 25-14 25-23)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연패를 끊어내고 승점 28(9승 6패)을 쌓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승점 25·10승 5패)를 제치고 다시 2위로 올라섰다. 반면에 거침없이 7연승을 질주하던 한국전력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한국전력 8연승 저지한 대한항공의 절실함

1세트까지는 한국전력의 연승 분위기가 이어졌다. 임성진이 퀵 오픈으로 포문을 열자 신영석이 김민재의 속공을 가로막는 등 단숨에 4-0으로 앞서나갔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퀵 오픈을 성공한 뒤 임동혁의 후위 공격까지 블로킹하며 대한항공을 압도한 한국전력은 1세트를 25-16으로 여유 있게 따내면서 8연승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한선수를 선발로 내세우고, 토종 공격수 임동혁이 살아난 대한항공이 반격에 나섰다. 여기에 에스페호 마크(등록명 에스페호)까지 터지면서 대한항공은 2세트를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주도권을 빼앗은 대한항공은 3세트 들어 에스페호의 서브가 더욱 위력을 발휘하면서 무려 10-1로 달아났다. 역전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한국전력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벤치로 불러들이면서 4세트를 준비했다. 

4세트는 치열했다. 대한항공이 13-10으로 달아나는 듯했으나, 한국전력도 상대 범실과 타이스의 서브 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면서 엎치락뒤치락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기세보다 대한항공의 절실함이 더 강했다. 팽팽하던 23-23에서 대한항공은 김규민이 서재덕의 후위 공격을 블로킹하며 매치 포인트를 만든 뒤 임동혁이 강력한 후위 공격으로 경기를 마쳤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 에스페호가 꽉 잡았다 
 
 프로배구 대한항공 에스페호 마크가 13일 2023-2024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23점으로 최다 득점을 올렸지만, 에스페호가 '신 스틸러'로 나서며 승리를 이끌었다.

에스페호는 강력한 서브로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특히 2세트에서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곧바로 후위 공격까지 성공하며 직접 세트를 끝냈다. 

3세트에도 한국전력 코트에 서브를 퍼붓는 등 이날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19점(공격 성공률 55.56%)을 올리며 깜짝 활약을 펼쳤다.

필리핀에서 온 에스페호는 다른 구단의 아시아 쿼터 선수들과 달리 출전 기회가 드물었다. 대한항공에 정지석, 곽승석, 정한용 등 뛰어난 아웃사이드 히터가 많은 탓에 교체 선수로 잠깐씩 나설 때가 많았다. 선발 출전은 10월 28일 KB손해보험전이 유일했다. 

그러나 정지석이 부상 여파로 제 실력을 되찾지 못한 데다가 정한용까지 부진에 빠지자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에스페호에게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출전 기회를 줬고,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였다.  

에스페호는 경기 후 "첫 선발 때는 잘하지 못했다. 다시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필리핀은 아시아의 농구 강국으로 유명하다. 한국 프로농구에서도 필리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날 자신의 이름을 강렬하게 새긴 에스페호가 과연 한국 프로배구에서도 필리핀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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