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불사조’ 칭찬받은 곽빈 “걱정 씻은 APBC,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차승윤 2023. 12. 14. 08:35
"단연코 곽빈(24·두산 베어스)이다."
지난 11일 열린 2023 골든글러브 시상식.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투수 부문 시상자로 '불사조' 박철순(67)을 초대했다. 이날 투수 부문 수상자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였다. 그런데 박철순과 함께 무대에 오른 김동수 서울고 감독이 그에게 인상 깊은 투수를 물었다. 박철순은 페디 대신 "단연코 곽빈"이라고 말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OB 베어스 에이스였던 박철순이 꺼낸 말이었다.
곽빈은 올 시즌 두산을 이끌었다.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모두 개인 커리어하이였다. 곽빈은 본지와 통화에서 "박철순 선배님은 배명고 대선배님이고, 베어스의 레전드 선배님이기도 하다"며 "베어스에서 선배님의 에이스 계보를 잘 이어받고 싶지만, 아직은 내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 더 열심히 하고, 더 좋은 성적을 내서 계보를 잇는 후배가 되겠다. 후배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셔서 항상 선배님께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곽빈은 올해 WBC를 시작으로 시즌 중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포스트시즌, 거기에 APBC까지 열 달에 가까운 대장정을 소화했다. 다사다난했다. WBC에서는 부진했고 정규시즌 초반은 활약했으나 5월 부상으로 이탈했다. 아시안게임에선 담 증세와 고열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는 5실점으로 무너졌다.
곽빈은 APBC 호투로 아쉬움을 씻어냈다. 지난달 19일 일본과 대회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탈삼진 1실점 역투했다. 팀은 연장 승부 끝에 패했지만, 팽팽한 승부를 지켜냈다.
곽빈은 "나이를 고려하면 APBC는 마지막 출전일 수 있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항저우에서도 잘 던져서 증명받고 싶었는데, 실패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일본에 한 번 이겨보자' 생각했고, 우리 어린 선수들도 이렇게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차피 내 공은 일본 선수들에게 낯설테니 자신 있게 던졌다"고 떠올렸다.
곽빈은 결승전 투구에 대해 "위기도 있었고, 볼넷(3개)도 나왔지만, 좋았던 투구라고 생각한다"며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올 시즌도 후반기에 자신감이 들지 않았다. 투구 밸런스가 계속 흔들렸다"고 떠올렸다. 그 불안을 APBC로 씻었다고 했다. 곽빈은 "결승전 등판에서는 나다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내년에도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경기였다. 자신감을 채울 계기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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