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스릴러 장르 안에 담아낸 사회적 메시지 [볼 만해?]

류지윤 2023. 12. 1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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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가 화장실에서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의 입에서는 10년 전 날짜가 찍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적힌 메모가 발견된다.

'비밀'은 추적 스릴러로 관객들로 하여금 '범인은 누구일까'를 따라가게 만들지만 이는 임경호, 소준범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은 단순한 진실 게임이 아니다.

'비밀'은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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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호·소준범 공동 연출

한 상가 화장실에서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의 입에서는 10년 전 날짜가 찍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적힌 메모가 발견된다. 담당 형사 동근(김정현 분)은 사건을 파헤치면서 사건의 중심에 자신의 동창생 영훈(윤동원 분)과 연관돼 있음을 알게 된다.

쪽지는 영훈의 일기장 중 한 부분이었고, 피해자는 군 복무 시절 영훈을 괴롭혔던 상사다. 또 다른 관할에서 과거에 이와 비슷한 사건이 미제로 남았음을 알게 된다. 피해자 역시 영훈과 관련된 인물이다. 영훈은 현재 세상을 떠났고 사건의 배후자로 지목된 제약 회사 임원이자 군대 상사였던 성현(박성현 분)도 살해 당했다.

'비밀'은 추적 스릴러로 관객들로 하여금 '범인은 누구일까'를 따라가게 만들지만 이는 임경호, 소준범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은 단순한 진실 게임이 아니다. 동근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상 속에 폭력이 계속 폭력을 만들어내는데 잔인한 인간의 습성과 사회적 구조에 초점을 뒀다.

주인공 동근은 살인사건을 마주했을 때, 관성적이고 시니컬한 태도를 취하지만, 영훈과의 잊고 있던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사건을 파고든다. 이는 자신 역시 영훈을 끝까지 친구로 대해주지 못했던 과거로부터 벗어나, 책임을 완벽하게 질 누군가가 필요했을 수도 있고, 과거를 속죄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언제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하게 만들며 동근이라는 인물을 통해 방관자의 무거운 책임도 빼놓지 않는다.

사건의 범인을 밝히는 플롯은 보편적인 장르의 문법이라 추리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학교 폭력, 군대 괴롭힘 등의 문제를 소재로 가져와 사회적 메시지를 품고 긴박하지만 진중하게 풀어나간다. 또 등장인물들의 촘촘한 감정선이 영화의 밀도를 한층 높이는 역할을 했다.

'비밀'은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김정현이 사건을 대하는 마음의 변화와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토해내는 감정 연기까지, 김정현의 장점과 진가가 모두 들어가 있다.

영훈의 엄마인 길해연, 사건의 중심에 있던 성현 역의 박성현, 피해자 영훈으로 분한 윤동원 등이 상황을 극적으로 만드는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극을 장악한다. 줄다리기 하는 듯한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보는 즐거움이 있는 작품이다. 동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SF9 다원은 영화 연기는 처음이지만, 안정적인 연기와 딕션 등으로 극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할 수 배역과 함께 작품성 있는 '비밀'을 데뷔작으로 선택하는 영리함이 인상적이다. 러닝타임 110분.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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