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배터리공장 지었더니 1조 혜택…2023년 중후장대 변화 소용돌이

최서윤 2023. 12.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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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학 업계 주요 이슈

우리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지었더니 미국 정부가 세금 1조원을 줬다. 전대미문한 일이 올해 배터리업계에 벌어졌다. 산업 지형이 급변하는 중후장대 업계에 올 한 해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짚어봤다.

◆전기차 수요 둔화 속 배터리 수장 교체…각자도생 시대= 잘나가던 전기차가 수요 침체에 빠지며 국내 배터리 업체도 큰 파고를 맞았다. 배터리 3사 중 두 곳이 수장을 바꾸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부회장이 용퇴하고 1969년생인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SK온은 지동섭 대표가 수펙스추구협의회로 영전하고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를 새 대표에 내정했다. 김 사장은 국내 배터리업체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동시에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제조업 전문가인 이 대표는 적자 탈출과 수율 안정화를 끌어내야 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과제를 안고 있다.

◆美 IRA 세부지침 확정…고민 늘어난 K배터리= 미국 정부는 연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을 확정했다. 경영·투자상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국내 배터리 산업의 고민거리는 늘었다. 미 정부는 최근 중국 측 지분율이 25% 이상인 합작사를 ‘해외우려기업(FEOC)’으로 지정하고 IRA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중국과 합작해온 한국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배터리 3사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RA 보조금을 나누자’는 미국 완성차업체들의 압박도 부담이다.

◆부활한 조선…흑자전환·호황기 돌입= 조선은 한국 대표 산업 자리를 되찾았다. 시황이 회복했고 영업이익은 대폭 개선됐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우리 주력인 LNG(액화천연가스)선 선박 가격이 고공행진했다. 삼성중공업은 5년6개월간 이어진 적자를 끊고 분기 기준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그룹에 안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도 11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영업이익 3000억원을 노린다.

◆배 만들 사람이 없다…외국인력 확보 사활= 조선업에 순풍이 불지만 인력 확보가 비상이다. 오랜 불황에 배를 만들던 인력이 떠나 8년 만에 인력 절반 이상이 줄었다. 정부는 1만2000명 의 외국인 근로자 등 1만4300명 넘는 생산인력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운반선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석유화학 업계 뒤흔든 온실가스 감축 규제= 올해 석유화학 업체들은 설립 이래 가장 침울했다. 업황 악화와 환경 규제라는 겹악재를 마주했다. 중국과 경쟁으로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이 지속됐다.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인 분위기 속에 LG화학은 여수 NCC 공장 매각을 타진중이다. 탄소중립 이행은 여전히 부담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범용석유제품을 줄이고 친환경 소재나 폐플라스틱 재활용 같은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철강 3사 CEO 교체…CBAM 칼날 앞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은 국내 철강업을 흔들었다. 10월부터 EU에 철강 제품을 수출할 때 탄소배출량을 의무 보고해야 한다. 탄소배출을 줄이거나 수출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철강 3사 CEO도 변화가 생겼다. 최정우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둔 포스코그룹은 이달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을 논의한다. 현대제철은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을 대표에 앉혔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이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석유사업법 개정안 의결…탄소중립 걸림돌 해소= 온실가스 감축 규제는 정유업계도 덮쳤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열분해유를 석유정제 공정에 이용할 수 없도록 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은 정유사의 탄소중립 행보에 제동을 걸어왔다. 최근 국회에서 법 개정을 추진하며, 막혔던 혈이 뚫렸다. 정유업계는 원료 제한이 풀리면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나 바이오 항공유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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