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vs 김하성'→'김하성 vs 이정후'…흥미로운 2024년 NL 서부지구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4 메이저리그는 코리안 빅리거들의 맞대결로 더욱 흥미로워졌다.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의 주인공 김하성은 한국에서 동고동락했던 절친한 후배 이정후와 내년 시즌 수차례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등 미국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 1130만 달러(약 1490억 원)를 베팅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한국 선수 중 최고 대우를 받게 됐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4년간 뛰면 2027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합의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정후 측과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의 KBO리그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0월 피트 퍼텔러 단장이 이정후를 직접 지켜보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하기도 했다. 기대치를 훨씬 크게 뛰어넘는 통 큰 투자로 이정후를 품게 됐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0.898의 누적 성적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정교한 타격 능력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전 중견수로 활약할 수 있는 수비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한국팬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의 3년 선배 김하성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2021년부터 뛰고 있어 코리안 빅리거들간의 멋진 선의의 경쟁이 펼쳐진다.
김하성은 2014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2015 시즌부터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2016 시즌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KBO리그 간판 유격수로 발돋움했고 2020 시즌에는 KBO 역대 유격수 세 번째 단일 시즌 30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하성은 2020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5억 원)에 계약을 맺고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에서 117경기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 8홈런 34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유격수, 2루수, 3루수까지 내야 어느 위치에서도 빅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뽐냈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위에 고전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2022 시즌 150경기 타율 0.251(517타수 130안타) 11홈런 59타점 OPS 0.708로 자신의 공격력을 끌어올렸다.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에 선정되며 빅리그 전체에서 인정받는 내야수가 됐다.
올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 0.749로 맹활약을 펼쳤다. 팀의 리드오프를 맡아 샌디에이고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선수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이정후도 절친한 선배 김하성의 뒤를 따르게 됐다. 특급 대우를 받고 2024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중견수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빌 예정이다.
이정후는 김하성과 2017 시즌부터 2020 시즌까지 4년 동안 키움 타선을 이끌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201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견인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 WBSC 프리미어12 준우승을 비롯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했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해 있어 양 팀은 정규리그에서 13차례씩 맞붙는다. 김하성,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적으로 만나는 흥미로운 장면이 1년 중 13번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2024 정규리그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만난다. 내년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은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최근 오타니 쇼헤이에게 7억 달러(9240억 원)를 투자해 영입한 LA 다저스와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가 격돌한다.
미국 본토 개막전은 한국시간으로 내년 3월 29일 개최된다. 샌프란시스코는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원정 4연전과 함께 2024 시즌을 시작한다.
한국팬들은 오타니, 김하성이 고척스카이돔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본 뒤 본토 개막전에서 이정후, 김하성의 맞대결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가 오타니의 LA 다저스와 펼칠 치열한 순위 경쟁도 흥미롭다. LA 다저스는 최근 몇년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100승 62패, 승률 0.617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도전자의 입장에서 와일드카드를 통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실제 샌디에이고의 경우 2022 시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 LA 다저스를 디비전 시리즈에서 3승 1패로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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