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 여의도 임대주택 공실에 ‘진땀’

송금종 2023. 12.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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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국내 디벨로퍼 신영이 ‘브라이튼 여의도’ 미분양 물량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공실을 채우지 못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자금을 회수하려고 ‘임대 후 분양’이라는 강수도 뒀지만 두고 볼 일이다. 고금리와 계속된 부동산 경기 악화로 매수와 투자 심리가 이전만 못하다. 

14일 신영에 따르면 지난 10월 입주를 시작한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 공실은 전체 물량의 30% 수준이다. 오피스텔을 분양했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옛 여의도 MBC사옥을 허문 자리에 올라선,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아파트 2동과 오피스텔 1동, 오피스 1동으로 이뤄진 복합단지다. 전용면적 84~132㎡ 454가구다. 1조2000억 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주체는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며, 최대주주는 지분 85%를 가진 신영이다.

오피스텔은 국내 최대 금융단지 다운 성과를 냈다. 100% 분양됐다. 아파트는 더디다. 2005년 ‘여의도 자이’ 이후 첫 신축이면서, 고급 아파트로 주목받았지만 완전 흥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부동산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저층은 거의 팔렸고, 전망 좋은 고층 매물만 남아있다. 그만큼 비싸기 때문이다.

‘브라이튼 여의도’ 분양가는 3.3㎡ 당 1억원이다. 정부 규제와 금리, 부동산 경기 악화로 수익을 보장하기 어려워지자, 분양 방식을 ‘선 분양’에서 ‘후 분양’으로, 지난 4월엔 ‘임대 후 분양’ 방식으로 바꿨다. 입주자는 이곳에서 최대 4년을 거주하고 우선 분양 받을 수 있다. 보증금이 만만찮다. 임대보증금은 평당 4200만원에서 5900만원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세최고가인 21억2800만원에 113형 아파트가 거래됐다.

다만 ‘브라이튼 여의도’처럼 민간임대주택 제도를 활용하면 시행자 입장에선 유리하다. 의무 임대기간 종료 후 일반분양을 할 때 규제에서 자유롭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심사나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도 아니다. 한남동 고급아파트인 ‘나인원한남’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

신영 관계자는 “하이엔드 개념이라 가벼운 가격은 아니지만, 한양이라든지 주변 재건축 등 가치가 부여됐다”라며 “부동산 시장이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 어렵고 금리도 안 좋은 와중에 (사업을) 진행하는데 위치도 그렇고 임대가도 잡혀있다보니 자금회전이 쉽지 않아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입소문을 타고 커뮤니티 공개 일정 등을 소화하면서 (공실을 채우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여의도에 오랜만에 생긴 아파트여서 바로미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이튼 여의도’는 공실을 빠르게 채우려고 무상임대(렌트프리)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일부 라인에 한해 월세 없이 보증금만 내고 2년 간 거주할 수 있다. 부동산에 따르면 이런 매물이 30~40개다. 보증금을 최대 90%까지 빌릴 수 있고 거주기간 중 집값이 올라도 확정 분양가로 등기를 이전할 수 있다.

애초에 고액자산가를 위한 물건인 만큼, 양질의 아파트를 찾게 돼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견을 전제로 “금리가 높은 부분이 부담이 될 테고, 시장이 전체적으로 나빠서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고 관망하는 분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중에 인플레이션도 있을 테니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 재력이면 값이 떨어지더라도 매입할 수 있고, 수요대비 물량이 적으니까 희소성이 있을 것”이라며 “좋은 집은 찾는 거지, 가격은 크게 좌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고급상품은 완판까지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 된다”라며 “정상적으로 분양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가가 평당 1억인데 서울에서 이만한 대지에 이만한 분양가 나오는 곳이 앞으로 없다”고 자신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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