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이정후, 한국인 최초 1억 달러 돌파의 의미

안희수 2023. 12. 1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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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25)가 '1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입성한다. 

뉴욕포스트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소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했다고 알렸다. 4년 뒤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다시 얻는 것)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후는 평균 연봉이 1883억원에 이르는 잭팟을 터뜨렸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이 전망했던 금액을 훌쩍 뛰어넘었다. 스토브리그 개막 전후로 다수 매체가 이정후의 계약 규모로 5000만~6000만(659억~790억원) 달러 수준을 예상했다. 가장 후한 평가를 내린 CBS 스포츠의 전망이 기간 6년, 총액 9000만 달러(1186억원)였다. 이정후는 보란 듯이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했다. 

이정후는 포스팅으로 진출한 한국 선수 역대 최고액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2012년 11월,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남긴 3600만 달러(기간 6년·474억4000만원)였다. 김하성이 2021년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계약하며 기록한 종전 야수 최고액 2800만 달러(기간 4년·369억원)과 비교하면 총액이 약 4배 많다. 

아시아 출신 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기간 5년·총액 9000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이정후가 이 기록을 넘어섰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이정후가 포스팅을 통해 MLB로 진출한 아시아 출신 야수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라고 전했다. 투수를 포함하면 2014년 뉴욕 양키스와 1년간 1억5500만 달러(2043억 5000만원)에 계약한 다나카 다시히로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이정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지난달 9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MLB 단장 회의에서 현지 취재진을 만나 "MLB 30개 구단 절반 정도가 관심을 갖고 우리에게 연락을 했다"라며 "이정후는 MLB에 K팝 열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그저 세일즈를 위한 발언이 아니었다.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이정후 계약이 발표된 1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시카고 컵스·샌디에이고도 이정후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라고 했다.

지난해와 올해, 카를로스 코레아·애런 저지·오타니 쇼헤이 등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영입전에서 번번이 밀렸던 샌프란시스코는 1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단행해 이정후를 잡았다. 

계약이 공식화되면, 이정후는 단번에 샌프란시스코 선수 중 몸값이 가장 높은 선수가 된다. 현재 계약 총액 기준으로 1위는 에이스 로건 웹이 기록한 9000만 달러(기간 5년)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기대주가 아닌 새로운 기둥으로 보고 있다. 

당초 요시다의 계약 규모와 데뷔 시즌(2023년) 퍼포먼스가 이정후 계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정후가 요시다보다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쓰쓰고 요시토모·야키야마 쇼고·스즈키 세이야 등 최근 4~5년 차이 일본 리그를 평정하고 MLB에 진출한 타자들과 비교해도 이정후가 더 큰 금액을 받았다.

이정후가 MLB 도전에 나선 역대 아시아 리그 출신 타자 중 최고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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