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 발언 옹호’ 논란 하버드대 총장 자리 지킨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일부 학생들의 ‘반(反) 유대주의 발언’에 모호한 입장을 밝혀 사퇴 압박을 받아온 클로딘 게이(왼쪽 사진) 미국 하버드대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CNN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발표한 성명에서 “게이 총장의 지속적인 리더십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다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테러에 대해 하버드대는 더욱 분명하게 비난과 반대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하버드 이사회는 전날 늦은 시각까지 게이 총장의 거취에 대한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이번 성명에 당사자인 게이 총장을 제외한 이사회 멤버 전원이 서명하면서 만장일치로 유임 결정을 내렸다. 게이 총장은 지난해 12월 1636년 개교한 하버드대 386년 역사상 첫 흑인 총장으로 선임됐다. 여성으론 2007~2018년 재임한 드류 파우스트 전 총장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5일 ‘미국 대학들에서의 반유대주의’를 주제로 한 미 하원 청문회에서 ‘유대인 학살과 같은 혐오 발언이 대학 강령에 어긋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하버드의 가치와는 상충하지만, 우리는 혐오스러운 견해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표현을 보장한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분노한 하버드대 유력 기부자들과 공화당 의원들은 게이 총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에 게이 총장은 하버드 교내 신문 ‘하버드 크림슨’을 통해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잘못 답변한 데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유대인에 대한 폭력 선동과 유대인 학생에 대한 위협은 하버드에 발붙일 수 없다. 반드시 합당한 조처가 내려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청문회에선 게이 총장 외에도 엘리자베스 매길(오른쪽) 펜실베이니아대 총장과 샐리 콘블루스 매사추세츠공대(MIT) 총장도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가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 중 매길 총장은 결국 지난 9일 사퇴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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