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네 반도체 동맹, 세계최고 초격차 만들 것"(종합)

배경환 2023. 12. 1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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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연례 경제안보대화 신설… 글로벌 반도체 동맹 완성
尹, 동맹에 대해 "최첨단 기술 구축, 문제 해결, 정보 공유"
네덜란드와 '최상의 관계' 강조하며 "관계 지평 더 넓어질 것"
경제안보·공급망·원자력·무탄소에너지·ICT·국방 협력 등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동맹'을 구축했다. 단순한 경제 협력의 의미가 아닌, 공급망 위기 발생 시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지원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초격차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유망한 이니셔티브이자 진정한 의미에서 '윈-윈'이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뤼터 총리와 정부 소재지인 헤이그에서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관련 관계가 '긴밀한 협력 관계'였다면 이번 방문으로 이 협력 관계를 '동맹 관계'로 끌어올렸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동맹'에 대해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고 최첨단 기술을 함께 구축해나가기 위해 주요 과학기술적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고,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협력 효과·가치 극대화해야"

이날 윤 대통령은 양국의 관계를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이라 언급하며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생산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양국은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반도체 협력의 효과와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양국이 '경제안보 협력 MOU'를 통해 연례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이 명문화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대통령실은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강국들과 협력 채널을 구축했지만, 이번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대화 신설을 통해 설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조 등 전주기를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네덜란드 관계를 평가하면서 "지금까지 관계 중에서 가장 최상의 관계"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가장 핵심적인 게 반도체 협력에서 반도체 동맹으로 격상시킨 것"이라며 "앞으로 첨단과학기술, 반도체를 바탕으로 안보와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분을 망라해서 양국 관계의 지평이 더 넓어질 것이고, 또 깊어질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뤼터 총리도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한-네덜란드 관계에 대해 "전대미문의 협력 관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원예나 농업, 전통적 분야뿐 아니라 사이버 안보, 광범위한 방위 협력, 반도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단독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피로 맺어진 양국 연대… 이제는 모든 분야 아우르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윤 대통령은 양국 간 협력 관계에 대해 "70여년 전 한국전쟁에서 피로 맺어진 양국 연대는 이제 안보, 경제, 문화, 글로벌 어젠다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 정상은 "반도체 가치 사슬에 있어 양국의 특별한 상호보완적 관계를 인식하고,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 구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선언했다.

이날 두 정상이 내놓은 공동성명에도 이같은 전략적 소통 의지가 담겼다. 외교·산업장관의 대화체 신설과 함께 차관보급 정책협의회(외교부)·경제공동위(외교부)·혁신공동위(산업부) 연례화로 구체화했다. 여기에 국장급 이상이 참여하는 연례 경제안보대화 신설, 포괄적 안보 이슈 실무급 협의 추진, 범부처 참석 사이버정책협의회 연례화 등도 포함됐다.

국방·방산·신흥안보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우선 국방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방산군수공동위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 독일·네덜란드 주도의 방공·미사일 방어 지휘소 훈련인 JPOW(Joint Project Optic Windmill) 훈련에 옵서버로 참석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에도 공동 의견을 냈다. 또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 결심에 따라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경제 지원과 투자를 하는 ‘담대한 구상’에 대한 네덜란드의 지지,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협력 강화도 담겼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ICT 협력 MOU 체결, 디지털 영역 협력 확대, 과학·연구 분야 협정 또는 MOU 체결 추진 등을 선언했다. 이밖에 문화·예술·인적 교류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양국 정책연구기관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워킹홀리데이 MOU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을 2배 확대하기로 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MOU 서명식을 마치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빌럼-알렉산더르 국왕.[사진출처=연합뉴스]

경제부터 안보까지 6건 MOU 체결… 경제 협력 다변화에 초점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경제안보·공급망·원자력·무탄소에너지(CFE)·정보통신기술(ICT)·국방 협력을 골자로 한 총 6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이번에 체결된 MOU는 ▲경제안보협력 MOU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MOU ▲원자력 분야 정부 간 협력 MOU ▲무탄소에너지 협력 MOU ▲ICT 협력 MOU ▲국방 협력에 관한 MOU 등 총 6건으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경제 협력 다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양국은 '경제안보 협력 MOU'를 통해 양국간 연례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한다. 또한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MOU(한국 산업부-네덜란드 외교부)'는 공급망 관련 조기 경보시스템 운영 등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한 양국 협력 증진을, 원자력 분야 협력 MOU(산업부-경제기후정책부)는 원전의 기술·인력·연료 등 전주기에 걸친 협력을 골자로 한다.

또 산업부와 경제기후정책부간 체결된 '무탄소에너지 협력 MOU'를 통해 양국은 무탄소에너지 정책과 수소, 풍력, 태양광 분야의 교류와 공동 기술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ICT협력 MOU(과기부-경제기후정책부)'는 인공지능, 양자,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의 협력 강화를 담았다.

'국방협력 MOU'는 지난해 뤼터 총리 방한시 네덜란드 측의 MOU 제안을 1년간 양국간 국방 당국간 검토를 거쳐 이번에 체결됐다. 국방협력 MOU를 통해 양국은 향후 안보 현안, 평화유지활동(PKO), 사이버, 인공지능, 해양안보, 방산 등의 분야에서 국방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 훈련 확대를 독려할 계획이다.

헤이그=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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