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폴리티코 "트럼프, 내년 당선되면 북핵 신규개발 중단시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고려"

서유진, 정영교 2023. 12. 13. 2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미 대선에서 당선되면 북한이 새로운 핵무기 제조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북한 김정은 정권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계획을 검토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사정에 밝은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는 "이같은 계획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입장에서 급격하게 벗어나는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특별히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한 소식통은 매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의욕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을 당시의 모습. AFP=연합뉴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려중인 아이디어 중 하나는 대북 경제 제재 등을 해제하는 대가로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신규 무기 개발을 중단하도록 유도하는 안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검증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일각에선 트럼프의 이런 아이디어가 북핵 문제를 둘러싼 현재의 교착상태를 타개할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미국 평화연구소(USIP)의 동북아 전문가 프랭크 엄은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는 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제안은 좀 더 현실적인 접근 방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처럼 대북 접근 방식을 완화하면,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을 동요시킬 수 있다"면서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한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미국 공화당원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랭크 엄 전문가는 "가장 큰 위험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북한의 위협이 더욱 커질 경우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면서 "이는 핵 군비 경쟁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의 이같은 보도에 대해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핵능력 강화를 통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이끌려는 의도를 가졌지만, 자신과 '브로맨스'를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인물이 집권하기를 기다리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어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것은 우리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도 외교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의 공식 선거 캠프 관계자는 트럼프 측의 대북 관련 입장이 바뀌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인 스티븐 청은 폴리티코에 "인용된 소식통들은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면서 "해당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선거 캠프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韓전문가 "김정은도 트럼프 집권 기다리는 듯"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과의 ‘북핵 협상’을 염두에 둔 듯,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데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국제사회가 설정한 ‘넘지 말아야 할 선’(레드라인)을 넘었다. 이후 7차 핵실험 준비 동향을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지만, 아직 핵실험은 감행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핵·미사일 도발로 미국과의 ‘핵담판’을 추동했던 지난 2017년과 달리, 7차 핵실험과 같은 중대 도발이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로 번질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위성 발사에 실패한 직후 곧바로 재발사를 예고하거나,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포탄 지원에 대한 대가로 위성 기술 전수를 약속받는 등 조급한 모습을 보인 것도 내년 미국 정권 교체에 앞선 '몸값 높이기'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 참관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