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던 환자 숨지자, 간병인 1시간 뒤부터 4500만원 빼갔다

돌보고 있는 환자가 숨지자 1시간 뒤부터 그의 체크카드로 총 4500만원 이상을 인출한 60대 간병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7단독 이주영 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간병인 A씨(63·여)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28일∼6월 6일 인천시 계양구 시중은행 지점 등지에서 자신이 돌보던 환자 B씨의 체크카드로 46차례 4500만원을 인출해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5월경 지인의 소개로 그해 11월경부터 B씨가 사망한 지난해 5월 28일까지 돌봤다. B씨가 사망하자 A씨는 1시간 뒤 B씨의 체크카드로 100만원을 인출했고, 이후에도 체크카드를 들고 다니며 같은 방법으로 범행했다.

법원은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는 없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B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이후 10일 동안 갖고 있던 그의 체크카드로 현금을 인출했다”며 “피고인에게 그런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훔친 금액이 적지 않고 죄질이 좋지 않은데도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았다”며 “피해 회복을 다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