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석탄 감축" 합의…새 석탄발전소 가동 앞둔 한국엔 부담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진통 끝에 ‘탈화석연료 전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은 폐막일을 넘긴 13일(현지시간) ‘탈화석연료 에너지 전환’이라는 문구를 담은 합의문을 채택했다. 앞서 COP28 의장국 UAE가 쓴 합의문 초안에는 ‘화석연료 퇴출’ 문구가 빠지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지만 마라톤 회의 끝에 화석연료 전환이라는 큰 틀에서의 합의 문구와 함께 석탄 발전에 대한 ‘단계적 감축’ 문구가 삽입됐다.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의 이선우 외교팀장은 “COP27까지는 화석 연료 문제가 합의문에 들어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감축이라는 목표를 합의문에 분명히 적었다는 점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 밖에도 이번 합의문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2030년까지 3배로 늘린다 ▶화석연료 보조금을 가능한 한 빨리 퇴출한다 ▶탄소포집저장기술(CCUS) 등 저배출·무배출 기술 발전을 가속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석탄 감축·화석 에너지 전환은 부담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짓고 있다. LNG 발전은 석탄 발전에 비해 온실가스와 오염원 배출량이 훨씬 적지만, 국제사회에서는 화석에너지로 분류된다. 이번 합의문은 화석에너지 전환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10년 안에 화석에너지를 떠나 에너지 전환을 가속한다”고 적었다. 10년 안에 화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행동에 착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양택 산업부 전략산업정책과장은 “국제 사회가 감축해야 한다는 석탄발전은 저배출 장치를 달지 않은(unabated) 것”이라며“삼척 발전소는 탄소포집저장 장치(CCUS)를 갖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국제단체가 꼽은 '기후 악당' 선정되기도
한국 정부는 수소연료, CCUS 등 저배출 기술 발전을 필두로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COP28에서 한국 정부가 띄운 무탄소연합(CF100)이 그런 계획을 담고 있다. 단순히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해법에 머무르기보다 “배출을 안 하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CF100은 국제 사회에서 공감을 얻고 있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CF100에 가입한 다른 국가가 없고 워싱턴포스트(WP)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작다는 점을 가리는 용도”라고 꼬집었다. 이번 COP28 기간 한국은 처음으로 국제 시민단체인 기후행동네트워크가 선정한 ‘오늘의 화석상’을 받는 불명예를 입기도 했다. 이들은 이른바 '기후 악당'을 비판한다는 취지로 COP 기간 중 기후 협상 진전을 막는 나라를 선정한다. 기후행동네트워크는 한국이 호주 가스전 개발에 참여한 것과 기후 손실에 대한 무관심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하지만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한국 기업에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전체의 38%로, 석탄을 제치고 최대 전력원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특히 약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2027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정부가 경제 타격을 우려해 화석 연료 비중을 낮추지 못했지만, 향후에도 '기후 악당'이란 불명예가 계속될 경우 해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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