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최수영 "자유롭게 숨 쉬고 싶어 첫 연극, 어렵고 새로워" [엑's 현장]

김현정 기자 2023. 12. 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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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최수영과 송재림이 연극 '와이프'로 무대에 처음 오르는 소회를 밝혔다.

4개의 시대를 통해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사회 인식과 개인의 평등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 ‘와이프’가 26일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개막한다.

연극 ‘와이프’는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의 2019년 작품으로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어떠한 형식으로 변화를 거듭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2019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3관왕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헨리크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1959년부터 시작해 2042년까지 4개의 시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여성과 성소수자로서의 삶을 집중력 있게 표현한다.

1959년 수잔나와 데이지, 1988년 에릭과 28세의 아이바, 2019년 카스와 58세의 아이바, 2042년의 수잔나와 데이지 커플의 이야기에서 각 시대의 통념을 비교한다.

연극 ‘튜링머신’, ‘엔젤스 인 아메리카’, ‘그을린 사랑’ 등의 신유청이 연출한다.

연극 '인형의 집'의 주인공 노라를 연기하는 여배우 수잔나 역에는 박지아와 김소진이 캐스팅됐다. 수잔나와 비밀스러운 관계를 갖는 젊은 여성 데이지, 클레어 역에는 김려은과 최수영이 출연한다. 

이승주와 송재림은 로버트, 28세 아이바, 핀을 연기하며 정웅인과 오용은 피터, 58세 아이바 역을 맡는다. 에릭, 카스 역에 정환, 홍성환이 무대에 오른다. 마조리 역은 신혜옥, 표지은이 함께한다.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JTN에서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첫 연극에 도전한 최수영은 "어려우면서 새롭다. 새로움 안에서 정말 '와이프'의 내용처럼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을 스스로도 겪고 있다. 규칙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정시에 와서 정해진 시간에 밥 먹고 정해진 시간까지 리딩하고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시간들이 루틴 안에 들어오는 것조차도 처음이어서 새롭다. 경험도 해볼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움직이는 것부터 무대를 쓰는 것, 발성 등 다 해본 적이 없어서 어렵다. 이 대본과 작품의 깊이를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는지 어렵다. 이런 억압을 이렇게까지 당해본 적이 없으니 어디까지 그 마음을 다 느끼고 할 수 있을지 어렵다"라고 털어놓았다.

첫 연극으로 '와이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신유청 연출님의 연극을 재밌게 봤고 하고 싶었다. '테베랜드'를 보러 갔다가 연극 대본을 주셨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 싶다'라는 생각과 두려움이 동시에 들었다. 믿고 맡긴 것 같다"라고 답했다.

최수영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얄팍한 정신을 갖고 하고 싶다고 말씀드린 것 같다. '와이프'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정신이 좋았다. 엄청나게 방대한 시간이 펼쳐지는데 빽빽한 논쟁 속에 인물이 자기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뜨거운 정신이 너무 좋게 느껴졌다. "라며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객분들도 이들 중의 한명은 자기와 닮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어느 날은 이 캐릭터에 대입했다가 어느 날은 내가 저러지 않을까 하고 있다. 그렇게 깨달음을 주는 면도 좋고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것, 그럼에도 변하는 것이 나뉘어 있는 게 매력적이었다. 수잔나라는 캐릭터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극장의 망부석처럼 자리를 지키는 캐릭터여서 멋져 보였다"라며 '와이프'의 매력을 언급했다.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하는 최수영은 "무대에 서는 선배님들을 보면 어떤 현장, 어떤 상황에서도 숨을 쉬고 호흡을 자유자재로 바꾸기도 하신다. 내가 생각하지 못한 전혀 다른 해석으로 대사를 치고 움직임을 하는 걸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하실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며 존경을 내비쳤다.

드라마, 영화 배우들의 연극 진출에 대해서는 "짧지만 연습을 해보니 연극 대본을 갖고 무대에 선다는 게 숨을 쉬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작업이라는 걸 느꼈다. 동선 활용 등을 통해 생각을 확장시키는 작업 같다. 매체 연기를 하던 배우들이 무대에 서서 숨도 자유롭게 쉬고 소통하고 싶어서 연극에 도전하는 게 아닌가 한다. 나도 숨을 잘 못 쉴 때가 많다"라고 짚었다.

송재림 역시 연극 무대에 처음 올랐다.

송재림은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했던 것들이 익숙해지고 틀에 갇혀 있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39, 40세로 가면서 그동안에 해왔던 것과 달리 스트레스, 좋은 의미로 자극이 필요했다. 좋았던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가진 프레임을 깨줘야 하는 스트레스를 찾던 찰나에 연극을 도전해보게 됐다"라며 연극 무대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또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배우 입장에서 보기는 하지만 송재림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해해 나갈 수 있는 단초를 매번 발견하게 되더라. 대사에도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남자 혹은 여자에 대한 성별이 나온다. 생물학적으로 남자, 여자가 아니라 다양해진 사람 마음의 형태, 퀴어스러운 것들이 사람들이 이해해나갈 부분이 아닌가, 인간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대본이 아닐까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와이프'의 대본에서 교훈을 얻으며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본질적인 고민과 생각을 해가면서 지내고 있는 요즘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송재림은 "영상 매체가 많은 발전이 있는데 연극도 발전하지만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게 뭔가 생각했다. 연기의 본질을 다양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계속 발전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영상을 하는 분들도 연극에 도전하는 게 아닌가 한다. 연극 연기와 매체 연기가 다르다는 게 아니라 좀 더 클래식한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라며 연극 진출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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