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은 폐지 다른 쪽은 흥행…희비 갈린 국제 게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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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E3)'가 28년 만에 공식적으로 폐지 절차를 밟는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 게임사가 큰 비용이 드는 오프라인 게임쇼 참가를 대신해 자체 행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E3가 예전 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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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컴’ ‘도쿄게임쇼’는 여전히 크게 흥행
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E3)’가 28년 만에 공식적으로 폐지 절차를 밟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하던 행사는 4년 만에 정상 개최를 선언했음에도 게임사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문을 닫게 됐다. 반면 유럽의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TGS)’는 펜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온도차를 보였다.
E3를 주관하는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는 12일 공식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E3는 매년 성장했으나 이제는 안녕을 말할 때가 됐다. 그간의 추억에 감사한다”며 폐지를 공식화했다.
1995년에 처음 시작한 E3는 매년 6월 미국 LA에서서 전 세계 게이머들을 불러모은 유명 게임쇼다. 매년 수백 개 게임·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신작과 기기를 공개하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세가의 32비트 콘솔 기기 세가 새턴, 닌텐도의 닌텐도64와 닌텐도DS, 닌텐도 Wii,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플레이스테이션3,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원 등이 E3를 통해 처음 시장에 공개된 바 있다.
그러나 E3는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전면 취소됐고, 2021년엔 온라인으로 개최했으나 이듬해엔 또 행사가 취소됐다. 올해 초 ESA가 E3의 정상화를 선언했으나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등 굵직한 게임사들이 불참하면서 끝내 개최가 불발됐다. 그렇게 반강제로 미뤄지던 행사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스탠리 피에리 루이 ESA 회장은 “우리는 업계, 게이머와 제작자 모두 E3에 대한 많은 열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사랑을 받는 행사가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팬과 파트너에게 다가갈 새로운 기회를 고려할 때 이는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대형 게임사가 큰 비용이 드는 오프라인 게임쇼 참가를 대신해 자체 행사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E3가 예전 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분석한다. E3가 게임스컴이나 도쿄게임쇼 대비 입지나 홍보 효과 등이 뒤쳐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명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10월 개최된 게임스컴은 지난해 기록한 26만 명에서 약 6만 명이 증가한 32만 명의 방문객이 행사를 찾았다. 전날 별도로 진행되는 행사인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는 2억 이상의 뷰어십을 달성하며 역대 가장 높은 시청률을 달성했다. 지난 9월 열린 도쿄게임쇼도 나흘간 24만 명의 게이머와 총 44개국에서 787개 업체가 찾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가 게임쇼에 참가하는 것보다 직접 쇼케이스를 개최해 사용자와 보다 가깝게 소통하는 걸 더 선호하는 추세인데 실제 더 큰 마케팅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E3는 도쿄게임쇼나 게임스컴과 비교하면 신작에 대한 신선함, 방문하는 게이머의 메리트 등이 부족해 더욱 외면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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