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첫 성남 방문…이재명 세운 의료원과 손 잡은 이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3일 성남시청을 방문해 대표 정책인 ‘교정시스템 선진화’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정신질환자를 성남시 의료원에 보내 치료하고, 출소 이후 재범도 막겠다는 계획이다.
한 장관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성남시를 방문했다. 성남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0년부터 8년간 시장으로 있으면서 대선 주자로 발돋움한 곳이다. 한 장관 체제의 검찰이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등 이 대표가 연루된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성남시청을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방문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기는 (법무부가 아닌) 성남시니까 말하기가 좀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정계 진출이 임박했다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치적 해석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업무협약 대상이 된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대표가 2017년 설립한 시설이다. 이 대표는 “제가 변호사일 때 (시민단체) 공동대표로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을 시작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제가 정치를 결심한 이유”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대표적 치적으로 꼽는다.
하지만, 성남시의료원은 지난해 547억원 손실을 냈고 올해도 6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의사 수도 정원 대비 50% 미만으로 만성적 부실에 시달려 현재 대학병원 위탁 운영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성남시 관계자는 “세금으로 시설을 짓는다고 끝난 게 아니다. 법무부가 때마침 좋은 제안을 해줬다. 공공 의료시설의 취지를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협조 요청에 응해준 신상진 성남시장에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교도소, 구치소에 수감된 중증 정신질환자의 입원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에 제안을 넣었는데, 지난 8월 서현역 살인 사건이 발생한 성남시가 적극적으로 응했다고 한다. 성남시는 시립 의료원 안에 법무 전담병상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신 시장은 이날 한 장관에게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자를 전문으로 다루는 전담병원을 따로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범위를 넓히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최근 이민청 신설을 통한 인구문제 해결, 범죄피해자 지원책 수립 등 정책 결과물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수용시설 의료체계개선 TF(단장 박승환 법무부 정책기획단장)를 꾸렸다. 이번 협약의 궁극적 목표도 출소자들이 범죄를 되풀이해 저지르는 ‘범죄 회전문’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한 장관은 협약식에서 “교정시설에 격리된 기간 동안 정신질환을 치료하면 재범을 방지하는 등 효과, 비용 측면에서 매우 좋다”면서 “불필요한 편견을 갖고 이런 일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이 대책이 사회를 안전하게 할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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