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상식 깨는 ‘뒤집힌 복’ 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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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
예수님이 강론한 '팔복'(八福) 속 '온유한 사람'이다.
이러다 까딱하면 '호구'되지 않을까 싶지만 팔복에서 예수님의 판단은 단호하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이자 구약학 교수인 저자가 이 색다른 복에 주목한 건 '예수님의 세계관'이 팔복에 담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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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람. 겸손한 자세로 주변에 늘 은혜를 베풀고 뭔가를 꾸어주는 대책 없는 사람. 예수님이 강론한 ‘팔복’(八福) 속 ‘온유한 사람’이다. 무교회주의 관점으로 성경을 해설한 ‘성서조선’의 김교신 선생은 팔복의 온유한 자를 ‘패배자의 처지를 면키 힘든 군상’으로 묘사한다. “온유한 자는 현세에 처하여 열패자(劣敗者)가 안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고래(古來)로 진정한 기독신자는 이 열패자의 지위에 자처하였다.”
이러다 까딱하면 ‘호구’되지 않을까 싶지만 팔복에서 예수님의 판단은 단호하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 5:5) 종일 은혜를 베풀며 패배자를 자처하면 하나님이 책임져 준다니. 무한경쟁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선뜻 이해하기 힘든 구절이다. 팔복에는 이처럼 기존의 상식을 거스르는 내용이 여럿 등장한다. 영적으로 불량한 상태에 놓인 사람과 슬퍼하는 이에게 복이 있다고 말한다. 정의 때문에 박해를 받으면 즐거워하라고도 한다. 그야말로 “세상의 방식과 다른 ‘뒤집힌 복’”이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이자 구약학 교수인 저자가 이 색다른 복에 주목한 건 ‘예수님의 세계관’이 팔복에 담겨서다. “기독교인은 예수의 제자이기에 그분의 세계관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팔복은 예수의 제자가 이 세상을 살며 겪는 괴리감을 잘 드러낸 본문”이라고 말한다. 팔복에선 “현실에서 실패한 사람을 복되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역설을 극복하기 위해선 “팔복의 복을 진정한 복으로 인정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을 키우기 위해 저자는 ‘성경을 다시 새롭게 읽는 안전한 공동체’를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이 공동체는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예수의 새로운 설명 앞에 내려놓는” 동시에 “내 생각과 다르고 때론 낯선 질문을 하더라도 상대의 신앙을 믿어준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교회와 사회가 성찰할만한 팔복의 주제로는 ‘화평(평화)’을 꼽았다. 70년 넘게 분단 중인 한반도 상황에선 ‘화평케 하는 자’의 역할을 기독교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이 십자가로 만물과 화해를 이룬 걸 기억해야 한다”며 “화해라는 심상으로 구원을 풍성히 이해하지 못하면 기독교의 복음은 ‘납작한 복음’이 되고 만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와 전쟁 등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예수님의 방식대로 평화와 정의를 이루고자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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