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의 존재 이유? “해외로 K팝 저변 넓혀야죠”
콘서트에 팬미팅, 음악방송 직캠, 자체콘텐츠 등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볼 수 있는 통로와 방법은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있다. 화장기 없는 편안한 모습부터 화려하게 꾸민 무대 위의 모습까지, 팬들이 볼 수 있는 아티스트의 모습도 이전보다 다채로워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매 연말이면 가요 시상식은 어김없이 열린다. 크고 작은 논란들 속에서도 매년 연말 무대를 기획하는 PD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지난달 28, 2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마마 어워즈’의 연출을 맡은 이영주, 신유선 PD를 지난 12일 만났다.
국내에서 연말 가요 시상식이 전만큼 주목도를 갖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이 PD는 “아쉽지는 않다. 사실 관심이 낮아졌다기보다는 유튜브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많아지면서 아티스트들의 특별한 무대를 볼 기회가 많아진 것”이라며 “요즘은 화제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시청자나 팬들이 ‘마마 어워즈’라고 하면 레전드 무대가 많이 나오는 시상식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1999년 엠넷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한 ‘마마 어워즈’는 2009년 최초의 아시아 음악 시상식을 선언하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줄여서 ‘MAMA’)로 탈바꿈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아시아 시상식이라는 정체성에서 탈피하며 ‘마마 어워즈’로 리브랜딩했다. 올해는 K팝 시상식으로는 처음 도쿄돔에서 무대를 펼쳤는데, 이러한 시도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무대를 만들어 K팝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게 PD들의 설명이다.
‘마마봉’(응원봉)을 제작해 배부하고, AR(증강현실) XR(확장현실) 비콘(블루투스나 적외선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공간의 구애 없이 대규모의 무대를 구현한 것도 노력의 일환이다. 이 PD는 “이제는 세트가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쿄돔만 해도 규모가 엄청 큰데, 기존의 세트는 무대에 올리면 아주 작아진다. ‘슈퍼 스테이지’에 등장한 왕관은 실물 규모로 따지면 10m가 넘어야 되는데 세트로는 구현이 안 된다”며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없는 걸 AR이나 XR 등의 기술을 적용하면 공연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마 어워즈’의 둘째 날 진행된 ‘슈퍼 스테이지’에는 도쿄돔 천장 가운데에 거대한 왕관이 등장해 사방으로 빛을 쏘며 무대 전환 효과를 냈다.
두 PD는 인터뷰 내내 ‘마마 어워즈’가 K팝 산업의 글로벌 확장에 작게나마 기여하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PD는 “예전에 방탄소년단 RM이 ‘LA 케이콘이 미국 팬들이 우리를 알아봐 주기 시작한 시초가 됐다’고 한 적이 있다”며 “저희가 (해외로) 나가서 K팝 아티스트들이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팬들에게도 이런 아티스트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는 왜 국내 시상식이 해외에서 개최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했다. ‘마마 어워즈’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로드 투 마마 어워즈’를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올해는 그룹 저스트비가 ‘로드 투 마마 어워즈’를 통해 도쿄돔 무대에 섰다. 신 PD는 “아티스트들은 다들 무대에 엄청 진심이다. (여자)아이들은 마마 무대를 위해 마이크도 별도로 제작했다”며 “현장 카메라로 저스트비의 한 멤버 얼굴을 봤는데, 4만명의 관객을 바라보는 그 친구의 눈빛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느껴져 저도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 PD는 “옛날에는 해외 아티스트에게 컬래버 무대를 제안할 때 한국 아티스트가 뭘 잘하는지 설명을 담은 기획안까지 보내면서 설명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 엑스재팬의 요시키도 그랬지만, 요즘은 제안하면 좋다는 반응이 금세 나온다”며 “마마가 브랜드화된 것도 있고, K팝의 위상이 높아진 게 이런 데서 많이 느껴진다. 이런 글로벌한 무대를 계속 제공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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