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VS 제롬 파월… 14일 새벽 4시 ‘끝판왕’ 온다
한국시간 14일 새벽 4시 종료
점도표와 파월 기자회견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강세를 꺾을까.
연준은 이제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미 동부시간 13일 오후 2시)가 되면 성명을 내고 미국의 올해 최종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장 전망이 동결 쪽으로 기운 기준금리보다 중요한 것은 FOMC 위원들의 향후 통화정책을 가늠할 점도표, 이를 해설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올해 하반기 상승장에서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표시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12월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13일 오후 4시 현재 동결을 택한 비율은 98.2%로 다른 의견을 압도하고 있다. 1.8%의 소수 의견만이 0.25% 포인트의 인상을 예상했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5.25~5.50%다. 파월 의장은 앞선 FOMC 회의마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중요한 것은 연준의 내년 통화정책 방향이다. 시장은 2024년 중 연준에서 금리 인하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된 시기로 내년 1월은 6.1%, 3월 40.5%, 5월 49.4%다. 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의견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에 힘을 실은 셈이다.
하지만 FOMC 회의 종료 이후 공개될 위원들의 점도표가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면 자산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시장보다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암호화폐 시장은 그야말로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점도표를 해설할 파월의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도 요동칠 수밖에 없다.
파월 의장은 가장 최근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던 지난달 2일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향후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확신이 없다.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하반기 강세를 잠시 멈추고 관망세를 계속하고 있다. 13일 오후 4시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2.07%, 1주 전보다 6.54% 하락한 4만820달러(약 5390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비트코인은 4만4000달러를 넘었던 지난 8일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 국내 거래가는 국제 시세보다 비싸다. 5%대의 ‘한국프리미엄’이 붙었다. 국내 거래소에서 한때 6000만원을 넘겼던 비트코인 시세는 업비트에서 5708만원, 빗썸에서 5693만원을 표시했다. 코인마켓캡 기준 시세보다 300만원 이상의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셈이다.
비트코인의 올해 하반기 가치 상승을 놓고 통상적으로 거론되는 핵심 요인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과 투자 심리다. 그중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것은 내년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채굴 반감기, 미국에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심사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주가량 이어진 비트코인의 관망세를 놓고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IG 오스트레일리아 애널리스트 토니 시케모어는 “비트코인의 상승에 따라 차익 실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치가 4만 달러 선에서 3만7500달러 사이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연준의 FOMC 회의보다 이틀 먼저 찾아온 고비로 지목됐던 미국의 11월 인플레이션 지표를 비트코인은 무난하게 지나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노동통계국에서 지난 12일 밤 10시30분 공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1%, 같은 기간 에너지‧식료품값을 제외한 근원 상승률은 4.0%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고점을 찍은 인플레이션의 둔화 추세가 확인됐고, 월스트리트 금융가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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