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평화냐 파멸이냐, 선택지 두 개뿐"…北 막말에 경고
“평화냐? 파멸이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13일 북한을 향해 선택지를 던졌다.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에 이어 원색적 비난으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데 대해서다.
신 장관은 이날 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북한에게는 평화와 파멸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밖에 없다”며 “북한이 평화를 해치는 망동을 한다면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파멸의 지옥뿐”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는 참석자들을 향해 “북한에 이를 명확하게 각인시켜야 한다”며 “북한이 도발하면 ‘즉·강·끝(즉시·강력히·끝까지)’ 원칙으로 단호히 응징하라”고 당부했다.
현재의 엄중한 안보 상황을 언급한 신 장관은 “우리 모두 응징이 억제고, 억제가 평화라는 인류 역사의 변하지 않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때”라며 “이 역사적 교훈의 집행자요, 계승자가 우리 군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도 말했다.
신 장관의 이날 발언을 놓고 군 당국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여느 때보다 크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1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북한은 한국의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반발하며 합의 완전 파기를 선언했다. 곧이어 철거된 GP 11곳을 복구하기 시작했고 JSA 북측 경비요원들에게 권총을 차게 했다. 모두 9·19 군사합의 위반 행위다. 이런 상징적 조치들은 실제 군사 도발로 이어질 수 있는 전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또 지난 11일자 노동신문에서 신 장관 등 군 수뇌부를 향해 "대결을 고취하고 전쟁을 선동하며 미친개처럼 발광하고 있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한국의 대북 원칙론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으면서 도발에 대비한 명분을 축적하려는 속셈으로 읽힌다.
이날 신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장병들의 ‘정신 재무장’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선의와 초현실적인 낙관에 기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완벽한 가짜였다”며 “잘 짜여진 한 편의 사기극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불의의 기습을 당하고 하마스를 응징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 바로 정신전력”이라며 “국가관·대적관·군인정신 확립을 통해 대적 필승의 정신전력을 고취하는 것이 전투준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내년 국방정책의 추진 방향도 논의됐다. 국방부는 “이달 내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실시간 공유체계를 정상 가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등 지휘통제 시스템이 비행 중인 북한 미사일 정보를 포착하면 이를 미국 하와이에 있는 인도ㆍ태평양사령부를 통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해당 체계가 가동되면 지구 곡률 때문에 즉각 분석이 어려웠던 북한 미사일의 비행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 수 있게 돼 방어 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상·수중·공중 등 다영역에서 한·미·일 3자 훈련도 내년엔 더욱 빈번하게 실시된다. 지난 11월 12일 한·미·일 국방장관은 그간 비정기적으로 이뤄졌던 기존 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 훈련 등 3국 훈련을 2~3년 기간의 계획된 일정으로 만들어 내년 1월부터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유엔사 역할 확대와 협력 방안도 언급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내년 안에 우리 군 참모장교를 유엔사 참모부에 파견하기로 했다”며 “유엔사 회원국 간의 연합연습 및 훈련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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