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불독’ 이태영, “저점과 고점이 높은 선수가 되고 싶다” [쿠키인터뷰]

차종관 2023. 12. 1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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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 프릭스 미드라이너 ‘불독’ 이태영. 사진=차종관 기자

2라운드 전패, 서머 정규리그 10위. 광동 프릭스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팀 중 가장 힘든 2023 시즌을 보냈다.

팀의 중심인 미드라이너 ‘불독’ 이태영도 아쉬움이 크게 남는 건 마찬가지다. 2023 시즌에 1군으로 콜업된 후 첫해를 마무리한 그에게 주어진 건 초라한 성적뿐이다.

광동 프릭스는 이르게 시즌을 마무리한 뒤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기간 동안 T1의 스크림 파트너로 임했다. 팬들은 선수단이 많은 경험치를 쌓았으리라 기대하며 2024 시즌에서 활약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태영을 12일 광동 프릭스 숙소에서 만났다. 이날도 한창 스크림을 하다 온 것 같은 이태영의 눈에는 독기가 잔뜩 서려 있었다.

스프링 시즌 당시 젠지e스포츠와 겨루고 있는 ‘불독’ 이태영. LCK

이태영은 “(휴가 기간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주로 했다. 비시즌 내내 스크림을 했기 때문에 휴가를 많이 보내지 않았다”는 비시즌 근황을 전했다. 그는 “처음 스크림을 할 때는 성적이 저조했지만, 하다 보니 실력이 느는 것도 보이는 것 같다. 지금은 성적이 괜찮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태영은 2023 시즌을 앞두고 1군 콜업이 됐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깬 결정이었다. 그는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다. 이런 실력으로 주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1군에서 뛸 수 있다니 행복하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동 프릭스는 스프링 시즌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태영은 ‘아지르’ 등 AP챔피언을 활용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서머 시즌 초반에는 2연승을 하며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이태영은 “그때 저희가 단독 1등이었다. 진짜 행복했었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서 유지만 했으면 지금과는 아예 달랐을 거란 생각을 종종 한다”며 아쉬워했다.

광동 프릭스는 서머 시즌 초반 2연승 후 갑작스레 무너졌다. 서머 2라운드에서는 전패를 기록했다. 이태영은 “그때는 대회는 다 지고 스크림은 고만고만했다. 팀원들 간의 신뢰도 무너지고 플레이에 변화도 있었다”고 부진의 이유를 밝혔다.

성적이 잘 안나와서 힘들거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을까. 이태영은 “대회는 예정된 결과대로 나온다. 스크림을 질 때 많이 아쉬운 것 같다. 스크림을 잘해야 대회도 잘하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아직 없고, 힘든 건 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젠지e스포츠를 이겼을 때는 진짜 제일 행복했었다”면서 2023 시즌 중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광동 프릭스가 월즈를 팀원들과 함께 보는 유튜브 영상은 크게 흥행했다. 이태영은 “월즈를 보며 ‘나도 언젠간 저기서 뛸 수 있을까, 저 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한다”며 “자극을 받는다. 모든 프로들의 목표 아닌가. 그래서 항상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는 T1과 징동의 4강전 2세트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아지르’가 궁극기를 사용, 상대 ‘바루스’를 넘기는 장면을 “소름끼치게 멋졌다”며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월즈 기간 동안 광동 프릭스가 스크림 파트너로서 T1을 도운 건 유명한 사실이다. 이로 인해 팀 기량 향상을 바라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이에 대해 이태영은 “T1은 기본 체급이 높고 팀간 소통이 유연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고 어떨 때는 뭉쳐있다가도 또 떨어져 있기도 해서 신기했다. 저희도 따라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2024 시즌 광동 프릭스에는 2023 서머 시즌 퍼스트 정글러 ‘커즈’ 문우찬이 함께한다. 이태영은 “문우찬이 낯을 안 가려 편했다. 인게임 플레이도 쿨하다. 거침이 없어서 처음엔 많이 당황했다. 정말 잘한다는 걸 느꼈고 지금은 잘 맞춰가고 있다”고 그에 대해 언급했다.

‘불독’ 이태영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차종관 기자

이태영은 ‘판타지’ 정명훈 코치 합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사람이 되게 좋은 것 같다. 멘털적으로 잘 잡아주시고 피드백 받고 힘들어할 때 조용히 옆에서 케어해주셔서 편안하다”고 말했다.

‘씨맥’ 김대호 감독의 ‘불꽃 피드백’도 여전해 보였다. 이태영은 “감독님 코칭에 달라진 점은 없다. 사람이 한결같다. 요즘도 열정 가득한 피드백을 하신다. 방금도 30분쯤 듣고 왔다”고 말했다.

광동 프릭스는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해서 팀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는지 물었다. 이태영은 “문우찬이 온 뒤로 운영이 깔끔해졌다. 잘할 때와 못할 때 기복만 줄이면 된다”고 답했다.

이태영은 2023 시즌에 비해 2024 시즌 변화에 크게 민감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맵과 아이템 변화에만 적응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마음가짐은 확연히 달랐다. 그는 “그냥 무조건 잘해야겠다. 열심히 하겠다가 아니다. 무조건 잘해서 이름을 남길 것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불독을 떠올리면 잘한다는 반응이 나오게 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태영은 “플레이오프는 무조건 가고 싶다. 저의 성장이 많이 필요하다. 탑, 정글은 워낙 잘하고 바텀도 폼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제가 많이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캐리력 있는 미드라이너를 꿈꾼다. 다만 팀 합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다. 저점이 높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동 프릭스와 이태영의 다음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이태영은 “구단의 목표는 월즈이고 저 역시 같다. 다만 개인적인 꿈은 한강변 아파트를 사는 거다. 월즈에서 활약하면 알아서 따라올거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드레스룸도 따로 있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전망이 좋으면 행복할 거 같다”며 한강변 아파트 로망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태영은 “요즘 방송도 많이 못 켜서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 다음 시즌 정말 잘 해보겠다. 기다려 달라”고 팬들에게 인사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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