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있으면 혈압이 올라간다고? [건강의 시작, 입속 세균관리부터 시작하세요.]
우리가 알고 있는 잇몸병은 단순히 잇몸병으로만 볼 수 있을까?
최근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치주염, 잇몸병이 있는 환자의 경우 혈압이 높아지거나 고혈압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잇몸병과 혈압에 대한 40개의 연구를 종합한 메타연구결과 평균수치를 보면 수축기 혈압이 4.5mmHg 상승한다고 하는데, 이는 수치상으로 보면 작지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고혈압 환자 1000만 시대에 많은 사람의 혈압 기준치는 120~140, 150 사이를 오가기 때문에 4.5mmHg라는 수치는 고혈압약을 먹어야 할까 말까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수치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크게 상관없을 것 같은 잇몸병이 어떻게 혈압을 올릴까? 산화질소(Nitric Oxide)와 입속상주세균, 염증에 그 해답이 있다.
지금은 너무 유명한 산화질소는 1998년 루이스이그나라는 미국 과학자에 의해 발견되어 노벨상까지 안겨준 물질이다.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산화질소가 혈압조절뿐 아니라, 면역증진, 소화기능향상, 심근경색 예방, 비만 방지 등 여러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지며 ‘생명의 물질’ 로 주목받아 왔다.
산화질소의 25%가량은 우리 몸 안에서 재활용된다. 혈관에서 만들어져 혈관 확장 등 여려 역할을 한 산화질소(& 산화질소의 화학적 부산물)는 장이나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데, 그 중 25%가량이 침샘을 통해 구강으로 들어온다. 구강으로 들어온 산화질소의 재료 물질인 아질산(Nitrate)이 재순환되어 쓰이려면 한번 화학적으로 바뀌어야(환원 reduction) 하는데, 그 환원의 주역이 바로 베일로넬라(Veilonella) 등 구강상주세균들이다. 이를 산화질소의 장타액순환(enterosalivary circulation)이라 부른다. (Koch, Gladwin et al. 2017)
이러한 과정이 치추질환(잇몸병)과 혈압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치주질환(잇몸병)이 있으면 진지발리스나 푸소박테리움 같은 구강유해균이 늘어나고 반대로 베일로넬라 같은 구강상주세균이 줄어든다. 이때 베일로넬라처럼 산화질소의 재활용을 높이는 세균이 줄어들면 혈관 내 혈관을 확장할 때 혈압을 낮춰줄 산화질소의 양이 줄어들고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며 결과적으로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또한 치주질환(잇몸병)은 고혈압 식이요법의 효과도 방해한다. 보통 비트나 시금치 같은 채소에 산화질소의 재료들이 많다고 해서 많이 권하는데 같은 비트 주스를 먹더라도 잇몸병이 있으면 그 효과가 저하된다. (Willmott, Ormesher et al. 2023)
입속 세균의 불균형, 치주질환(잇몸병)이 혈압을 올리는 이유는 산화질소의 장타액순환만이 아니라 전신적 염증에도 영향이 있다. 가장 흔하고 대표적 만성 염증 치주질환(잇몸병)이 몸 전체의 만성적 염증지표인 CRP(C-reactive protein)나 TNF 같은 사이토카인 레벨을 올리기 때문이다. (Santacroce, Muzio et al. 2023)
21세기 들어 만성염증이 만병의 원인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데, 고혈압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건강검진 시 혈압이 높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약 복용을 신중히 해야 한다. 잘 알려졌다시피 고혈압약을 포함한 많은 만성질환 약들은 늘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가장 오랫동안 써 온 대표적인 고혈압약인 이뇨제는 혈압을 낮추기 위해 우리 몸에서 물을 빼내는데, 당장은 혈압을 낮출지 모르나 몸에서 물이 빠져나가며 입과 장이 마르는 증상이 생긴다. 또한 입마름증(구강건조증)이 생기고 이뇨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변비까지 심해진다. 나아가 이뇨제는 입속 세균 증식을 유발한다. 특히 대장암 병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이뇨제 사용은 금물인데 이뇨제가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낮추기 때문이다.(Deng, Xie et al. 2022) 이에 대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푸소박테리움 같은 입속과 대장 유해균의 증식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또 다른 고혈압약인 칼슘채널차단제 역시 부작용이 많기는 마찬가지인데 이 약은 혈압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수축을 차단하는 역할을 해 몸 전체 근육을 수축시키고 기력을 저하한다. 장기 복용 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같은 다른 암의 위험도 높인다.(Lin, Huang et al. 2023, Rotshild, Rabkin et al. 2023)
이에 반해 여러 생활습관이나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겠다. 구강위생관리는 우리 몸 전체 입구인 입으로 들어오는 세균들을 차단함으로써 장 건강, 폐 건강, 코 건강 등 부가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당뇨와 혈압 저하는 물론이다. 혈압을 낮추려면 꼭 구강위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은, 심혈관전문의들과 치주과전문의 들이 함께 추천하는 최근의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Pietropaoli, Cairo et al. 2023)
/기고자: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김혜성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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