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섬에 팔아넘긴다”…연 1500% 돈놀이한 MZ조폭

경찰, 불법 대부업 등 4명 구속송치
만취해 병원서 의료진 협박·난동도
조직원 편지엔 “민간인은 하등생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인을 상대로 불법 대부업을 영위해 1500% 폭리를 취한 MZ 조폭 4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피의자들이 야유회에서 단체 사진을 찍은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서남부권에서 불법 대부업을 하면서 연 1500% 폭리를 취하고 공갈 협박을 자행한 이른바 ‘MZ 조폭’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3일 폭력행위처벌법(공동감금) 및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MZ조폭 일당 4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 4월까지 홀덤펍을 운영하는 피해자 A씨에게 불법 대부업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씨가 코로나19 여파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300만∼500만원을 빌려주고 1주일 후 30% 이자를 붙여 상환하도록 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피해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여자 친구를 찾아가 섬에 팔아버리겠다” “후배들 시켜서 아킬레스건을 끊어버리겠다” 등의 협박을 일삼았다. 또 피해자의 부모를 여러 차례 찾아가 피해자 소재지를 물어보는 등 가족들에게까지 위협을 가했다.

거듭된 변제 협박에 극심한 공포를 느낀 피해자는 지난 4월 말 한강 다리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일당은 비슷한 연령대끼리 모여 모임을 가지면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신을 드러낸 채 찍은 야유회 단체 사진을 SNS에 게시하면서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MZ 조폭 피의자 중 2명이 올해 3월 서울 시내 병원에서 문신을 드러낸 채 난동을 부리는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피의자 중 2명은 불법 대부업과 별개로 지난 3월 만취한 상태로 병원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도 있다. 이들은 서울 시내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술에 취해 술병으로 자해한 후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별다른 이유 없이 “불친절하다”며 문신을 드러낸 채 의료진을 위협하고 응급실 자동문을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렸다.

경찰은 먼저 구치소에 수감된 조직원이 일당에게 보낸 편지도 확보했는데, 그 안에는 “어디서 하등생물인 민간인 따위가 건달이랑 겸상을 하냐” 등 내용이 담겼다. 또 일본 야쿠자를 숭배하는 글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물가와 금리상승 등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서민들과 병원 등 사회 필수시설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근절하겠다”며 “특히 조폭과 연계된 모든 범죄는 엄중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