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번호판 위조차량 잡았더니…마약 판매·투약 외국인 줄줄이 검거

운전자 이동 기록 없어 경찰 조사 나서
울산경찰, 대포차 소유 외국인 6명 적발
정교하게 위조된 번호판 SNS 통해 구매

눈으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가짜 번호판을 단 대포차가 잇따라 적발된 가운데, 일당이 마약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30대 A씨 등 태국인 26명을 붙잡아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압수한 가짜 번호판 [사진제공=울산경찰청]

A씨는 위조 번호판을 부착한 대포 차량을 운행하고, 마약류를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범행은 지난 8월 울산에서 대포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를 위반한 사실이 무인 교통단속에 걸리면서 드러나게 됐다.

A씨가 부착했던 가짜 번호판은 숫자가 적힌 종이나 스티커를 붙이는 수준으로 조잡했던 과거와 달리 진짜와 재질과 형태가 같아 맨눈으로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것이었다.

이에 경찰은 수사 확대에 나섰고, 가짜 번호판이 SNS를 통해 1개당 45만원에 유통됐음을 확인하고 생산과 유통된 것을 확인했다.

태국산 마약류 '야바' 상습적으로 투약한 사실도 드러나

조사 과정서 A씨는 태국산 마약류인 '야바'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등 피의자들 진술과 추가 수사 등을 통해 울산, 양산, 대구 일대에서 마약류를 판매·투약한 20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사진제공=울산경찰청]

A씨 범죄 혐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먼저 A씨가 일하는 공단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공단으로 경찰 잠복수사 결과 말소·도난 번호판을 붙인 대포차를 운행한 5명이 추가로 붙잡혔다.

조사 과정서 A씨는 태국산 마약류인 '야바'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등 피의자들 진술과 추가 수사 등을 통해 울산, 양산, 대구 일대에서 마약류를 판매·투약한 20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이들 중 1명을 제외한 모두가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마약류 판매책으로 활동해온 4명은 구속했고, 마약 13정과 가짜 번호판 등은 압수했다.

경찰은 A씨가 구매한 위조 번호판 생산·반입 경로를 조사 중이다. 마약은 외국에서 밀반입한 것으로 보고 공급책이 더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숫자를 무작위로 조합해 만든 가짜 번호판을 SNS 등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며 "대포차 사고는 피해 보상이 힘들어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야바의 국내 밀반입 경로와 이를 공급한 상선뿐 아니라 불법 번호판과 대포차량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