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새 사령탑에 카카오벤처스 대표...왜?

민단비 2023. 12. 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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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
10년간 VC 분야서 성공 경험
기업 각 성장단계별 문제 해결능력 보유
정신아 “적극적 책임경영 실행할 것”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 ⓒ카카오

카카오가 사령탑 교체에 나섰다. 투자 및 위기관리 역량을 보유한 VC(벤처캐피털) 업계 전문가인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창사 이래 최대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현 상황에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이 사내 공지를 통해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워가고자 한다”며 경영진 교체를 시사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카카오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IT(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신아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내정 이유를 밝혔다.

정신아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 선행 기술,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해 왔다.

이에 10여 년간 VC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스타트업의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고,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홍은택 현 카카오 대표는 위기관리보다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능한 인물이다. 네이버의 전신인 NHN을 거쳐 카카오에 합류하기까지 그가 맡았던 업무들은 ESG 경영과 맞닿아 있다.

홍 대표는 NHN에서 CEO 지원실장을 거쳐 카카오로 옮기기 전까지 에코시스템TF장을 오랜 기간 맡으며 외부 개발사와 개발자 등을 대상으로 NHN이 보유한 서버, 회선 등 인프라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등 국내 웹 생태계 확대에 힘썼다.

카카오에 합류한 후에는 기술로 각종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임팩트 사업을 맡았다. 이후 카카오의 기업재단 카카오임팩트의 부회장까지 맡으며 비영리단체·활동가·연구자·창작자 등 혁신가들을 지원하는 ‘카카오 임팩트 펠로우십’도 이끌었다.

카카오가 문어발 계열사, 골목상권 침해, 스톡옵션 먹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홍 대표는 공동대표로 선임된 이후 본격 ESG 경영 강화에 나섰다. 5년간 총 3000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카카오 파트너들과 지속 성장을 하겠다는 목표 아래 전통시장 상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소신상인’ 프로젝트, 농수산물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제가버치’ 프로젝트 등 각종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그 사이 법카 1억원 유용, SM 시세조종, 드라마제작사 웃돈 인수, 시공사 일감 몰아주기 등 경영진들의 각종 비위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김범수 위원장은 위기 관리에 탁월한 인물로 교체해야겠다는 결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에 세대교체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은택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까지 근무하게 된다.

정신아 내정자는 내정자는 올해 3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 지난 9월부터는 역할을 확대해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 참여 중이다.

정 내정자는 앞으로 쇄신TF(태스크포스)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긴다.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멈추고 기술과 핵심사업에 집중해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규모의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신아 내정자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정신아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되어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사 사령탑이 교체되면서 계열사 경영진 물갈이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더 이상 현재 경영진으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본사 뿐 아니라 계열사 인적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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